논평_
「추적60분 '과자의 공포, 우리아이가 위험하다'」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6.3.10)
등록 2013.08.2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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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60분, 공영방송 다운 문제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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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8일 <추적60분>은 '과자의 공포, 우리 아이가 위험하다'라는 제목으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과자' 속에 들어있는 '첨가물'이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한다고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대해 제과업계는 정정보도 요청 및 언론중재위 제소와 함께 식품공업협회를 중심으로 법적 대응 운운하며 반발하고 있다.


<추적60분>은 몇 가지 사례만으로 '과자' 속에 들어 있는 식품첨가물의 유해성을 성급하게 지적하지 않았다. 실험을 통해 식품첨가물이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차분하고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으며, 이를 통해 인체에 유해한 '과자'를 생산하는 제과업계에 문제를 제기했다. 우리는 <추적60분>의 이 같은 보도내용이 국민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 지키기 측면에서 공영방송의 역할을 충실히 한 것이라고 평가하며 아래와 같이 우리의 의견을 밝힌다.


우선 우리는 <추적60분>이 무조건적인 '주장'이 아니라 실험을 통해 '과자' 속에 들어있는 각종 식품첨가물의 유해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려 했다는 점에서 저널리즘의 기본에 충실했다고 판단한다.
그동안 과자 속에 들어있는 각종 식품첨가물들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다. 하지만 식품첨가물이 아이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날 <추적60분>은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과자와 음료, 사탕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대표적인 식품첨가물 중 적색2, 3호, 황색4, 5호(타르계 색소)와 조미료로 쓰이는 MSG, 차아황산나트륨(표백제)과 안식향산나트륨(방부제) 7종류를 선정해 피부반응 실험과 먹는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95%의 아이들이 1가지 이상의 식품첨가물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으며, 먹는 실험에서는 대부분의 실험 참가자들이 발진과 가려움 등 심각한 부작용을 보였다.


다음으로 <추적60분>이 생산라인 속으로 들어가 제과업계가 '과자'를 만들면서 식품첨가물을 얼마나 많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취재했다는 점도 돋보였다. 전직 제과회사 간부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과업계가 식품첨가물을 남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으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 중소기업의 과자 생산과정을 직접 보여주었다. 제과업체들은 과자의 질감을 부드럽게 한다거나, 아이들을 현혹하는 아름다운 색을 만들고, 재료를 배합한다는 등의 이유로 수많은 식품첨가물을 사용해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었다.


아울러 <추적60분>이 식품첨가물 사용과 관련한 제도적 미비점을 함께 지적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식품첨가물 사용 기준이 관대하고, 표기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관련 제도가 허술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우리 제과업체들이 원재료 중 5가지만 표기하면 되는 현행법을 빌미로 식품첨가물의 이름이나 종류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고 있는 반면 미국 등 외국은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를 자세하게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는 실례를 제시했다.


더 나아가 <추적60분>이 비판의 영역을 생산자 측에게로 확대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이미 <2006 대한민국 영양보고서-혼자 밥먹는 사람들>, <잘먹고 잘 사는 법> 등의 프로그램에서 관련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 프로그램은 가공식품의 유해성을 몰랐던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이 어떻게 식생활을 개선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추적60분>은 '과자'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남용되는 식품첨가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으로 제과업계, 다시 말해 생산자 측에 책임을 물어 근본적인 문제제기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 회는 KBS가 수신료로 운영되어 자본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공영방송이었기 때문에 근본적 문제제기가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는 <추적60분>이 보여 준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이미 제과업계는 방송 전부터 '실험내용'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 방송을 연기해 달라,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등의 압력을 행사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추적60분>은 이에 굴하지 않고 후속 방송까지 약속했다. 우리는 <추적60분>이 2차, 3차의 후속 방송을 통해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식품첨가물과 가공식품 전반의 문제를 보다 다양하고 깊이 있게 다뤄, 공영방송의 역할을 다해주기 바란다.
아울러 제과업계는 법적대응 운운하며 <추적60분>을 압박하기보다 먼저 국민건강을 해치지 않는 '안전한 과자'를 생산하려는 노력부터 보여야 할 것이다. 이미 <추적60분>을 시청한 많은 시청자들이 재방송과 후속 보도를 요구하는 등 사회적 반향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제과업계가 계속 <추적60분>에 대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이번에는 소비자들이 뭉쳐 해당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 등 소비자 운동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끝>


 

2006년 3월 10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