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평화시위정착위 '언론책임 지적' 관련 신문보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6.1.20)
등록 2013.08.21 15:58
조회 279

 

 

 

폭력시위 언론책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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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열면 비판 운운하는 언론이 자신들에 대한 최소한의 비판과 책임추궁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19일 출범한 '평화적 집회·시위문화 정착을 위한 민관 공동위원회'(이하 평화시위정착위)는 첫 브리핑을 통해 외국 언론은 "평화시위에 대해서는 시위자의 요구 등을 심층적으로 보도하지만, 폭력시위는 폭력자체만 보도한다"며 "시위에 대한 보도 인식과 태도가 평화적 집회를 정착시키는데 주도적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조선일보와 문화일보는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20일자 1면 '팔면봉'에서 "평화시위정착위원회, 폭력시위에 '언론도 책임'. 그냥 'x같은 x들'이라고 하시지…"라고 비난하고 4면 <시위가 언론책임이라니…>에서도 책임을 언론에 돌렸다고 반발했다.
<시위가 언론책임이라니…>에서는 "전문가들도 폭력시위가 사라지려면 정책·입법과정에서의 정부의 적극성, 정부 공권력의 확립, 시위문화 개선 등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다양한 의견 발표 통로가 있는데도 여전히 시위가 폭력화되는 건 일방적으로 요구만 하고 타협할 줄 모르기 때문"이라는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정부와 시위대에 책임을 돌렸다.


문화일보도 같은 날 1면 <'폭력시위 언론탓' 논란>에서 "첫 회의에서부터 평화적 시위문화 정착의 가장 큰 장애물로 '언론'을 지목한 셈"이라며 반박했다.
<'폭력시위 언론탓' 논란>에서는 여야의 "진단이 잘못됐다"는 주장을 실으며 "과격 폭력시위의 근본원인이 정부가 사회 갈등 구조를 해결하는 제도적 장치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고 의미있는 진단을 하면서도 언론책임론은 피해갔다.


폭력시위의 1차적 원인은 시위의 과격성, 경찰의 무리한 진압, 평화집회를 위한 법·제도적 장치미비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더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사회적 갈등에 대한 국가적 조정능력의 부재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그리고 갈등사안에 대한 공론장 역할의 부재 또한 근본 원인의 하나이다.
이 공론장 형성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언론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회가 꾸준히 신문과 방송을 모니터한 결과 일부 보수언론은 노동자, 농민 관련 사안에 대해 관심이 없다. 오직 재벌(기업)과 노동자가 갈등할 때 일방적으로 재벌(기업)측 입장을 옹호하기 위해 관련보도를 다뤘다. 당연히 반노동자적 반농민적 반민중적 보도태도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농민시위와 관련해서도 이들은 단 한번도 제대로 농민들이 국회 쌀협상비준안을 왜반대하는지, 결국은 왜 과격시위를 하게 됐는지에 대해 심층 보도하지 않았다.
이점에 있어 대부분의 방송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위과정에서 2명의 농민이 사망했고, 허준영 경찰청장이 물러나게된 상황에서 갈등자체 만을 주로 부각했을 뿐이다.
만일 평소 모든 언론이 농민 문제를 비중있게 보도하고 정부의 쌀비준안 협상과정에서 농민들의 소리를 충실하게 보도해주었다면 농민들이 거리로 나설 필요가 있었을까. 결국은 우리 언론이 농민(사회적 약자)들의 소리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고, 그 결과 농업관련 의제가 설정될 때 농민들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에 농민들은 거리로 나설 수 밖에 없었으며 철저하게 농민을 배제하는 정책결정 분위기 속에서 농민들은 목숨을 건 생존투쟁에 나서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인식하에서 "평화적으로 시위하면 보도가 안되다 보니 시위가 점차 과격해지는 것”이라는 '평화시위정착위' 위원인 박진도 충남대 교수의 인식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평화시위정착위'가 언론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한 것이 아니라 언론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을 뿐이다. 그러할진데 조선일보와 일부 언론은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기는커녕 어찌 언론책임론에 후한무치할 정도로 발끈하고 나서는 것인가.
어차피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보수신문은 내버린 자식이라 하더라도 방송만이라도 국민의 시각에서 갈등사안을 제대로 보도해주기 바란다. <끝>

 


2006년 1월 20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