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서울지역 주요 신문 지국 신문고시 위반 실태 조사'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6.1.18)
공정위는 신문시장 혼탁에 강력히 대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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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지국들의 신문시장 불공정 거래 행위가 심각한 지경이다.
우리 회 독자감시단이 1월 16일과 17일 양일에 걸쳐 서울지역 4개 신문(동아, 조선, 중앙, 한겨레) 160개 지국을 조사한 결과, 이들 지국의 신문고시 위반율이 66.3%에 이르렀다([표1]참조). 이중 한겨레를 제외하면 위반율은 82.5%까지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조선일보 지국의 위반율은 무려 95%에 이르는 등 이들 세 신문의 불공정 거래행위가 신고포상제 이전의 심각한 상황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위반 내용도 더 심각해졌다. 4개월 이상 무가지 제공은 지난 해 10월 조사 때보다 무려 62%가 증가했으며, 무가지와 경품을 중복 제공하는 비율도 2배 이상 증가했다([표2]참조). 조선일보 모 지국은 무가지 6개월에 백화점 상품권 4만원 어치를 추가로 지급하는가 하면 공정위의 조사를 피하기 위해 각 가정으로 방문해 무가지와 경품 내용을 소개하는 등 음성적 수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조선일보는 무가지 4개월 제공과 경품 추가 제공 지국이 40개 조사 지국 중 11곳에 달해 다른 신문사 지국들을 압도했다. 동아일보 지국도 무가지 6개월에 백화점 상품권 3만원 어치를 제공하는 등 무가지 3~4개월에 갖가지 경품을 추가로 제공하고 있었다.
한편 신문시장의 불법·탈법 경쟁이 일선 지국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본사가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미디어 오늘>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새로 입주를 시작한 역삼동 모 아파트 관리소에 버젓이 부스를 차려 불법·탈법적인 방법으로 구독자 유치에 나섰다고 한다. 중앙일보는 신문 구독시 경품으로 자매지와 더불어 무려 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주는 등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이런 물량공세는 본사의 조직적인 개입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중앙일보 해당 지국장도 <미디어 오늘>과의 전화 통화에서 "본사에서 나한테는 (구독확장) 받지 말라며 직접 나와 (판촉) 하는 데 지국이, 무슨 힘이 있겠냐"며 이런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렇듯 신문시장의 혼탁 양상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공정위의 단속의지는 찾아볼 수가 없다. 공정위는 그동안 신문 불공정 거래에 대한 신고에 늦장대응을 일삼았고, 지국의 폐업내지는 지국장 교체로 조사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신문시장 정상화 의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오죽했으면 경향신문은 18일자 <공정위 '경품·무가지' 단속의지 실종>이란 기사에서 공정위가 '늑장조사 등 단속의지 부족으로 신고자 등에게 불신을 받는가 하면 불이익마저 준다'고 했겠는가. 실제로 시민들이 우리 회에 제보해 작년 9월 공정위에 신고한 불법사례도 '조사 중'이라는 답변만 들을 수 있을 뿐 해를 넘기도록 결과를 알 수 없을 지경이다. 심지어 조선일보 강동 지역 한 지국장은 신고포상제에 많은 우려를 했지만 "나중에 보니 아무것도 아니더라"고 했으며 "신고를 해도 조사도 안오고 정확한 증거만 있는 곳만 나간다고 하니 지킬 필요 없는 것 아닌가"라는 발언도 전해졌다. 일선 지국장까지 공정위를 무시하는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마당에 본사는 오죽이나 할까하는 생각에 공정위가 안쓰럽기까지 하다.
우리는 신문시장 정상화를 위해 합리적이고 신속하게 실천하는 공정위가 되기를 바라며 아울러 경품 지급을 완전히 금지하고, 신문가액의 5% 내의 무가지만 허용하는 방향으로 신문고시를 개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끝>
2006년 1월 18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