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한나라당·사학재단의 '사립학교법 개정 반발' 관련 주요 신문 보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5.12.14)
등록 2013.08.21 15:08
조회 302

 

 

 

억지와 궤변으로 사학기득권 지키려 하지 마라
.................................................................................................................................................

 

 


개정 사립학교법에 대한 한나라당과 사학재단이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수구신문들도 연일 한나라당의 '장외투쟁'과 일부 사학재단들의 반교육적 행태를 '중계'하고, 나아가 이들의 반발을 '사학 자율성 지키기'로 포장하며 선동하고 있다.
14일 조선, 중앙, 동아일보에 실린 관련 기사 제목들만 봐도 이들이 사학재단의 입장을 어떻게 '중계보도'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종교계, 사학법 정면반발-천주교 오늘 긴급회의…개신교·불교도 무효운동>, <김추기경 "교육 잘못될까 걱정">, <격앙된 종교계 "사명감으로 학교 운영했는데…죄인 몰다니">, <"조직화된 1/4이 학교를 노리고 있다">, <패닉에 빠진 사학들> (조선일보)
<"학생 안 뽑을 학교 다음주 결정">, <사학단체, 노 대통령에 사학법 거부 청원>, <"정말 걱정되는 건 나라 - 사학법 목적, 비리 척결에만 있는 것 같지 않아">, <"분규 조금만 일어나도 학교 뺏기는 건 순식간">, <"사학을 전교조에 넘기려는 것"> (중앙일보)
<가톨릭학교聯 "정권퇴진 운동">, <김추기경 "사학법 목적 학교에 있는 것 같지 않다">, <"아이들 미래를 날치기 당했다>, <전교조 장악땐 자녀들 멋모르고 반미외칠것>, (동아일보)


노동자들의 파업에 '국민을 볼모로 삼지말라'고 질타하고, 전교조의 연가투쟁에 '학생을 볼모로 삼지말라'던 이들 신문이 왜 사학에 대해서는 '교육권', '학생볼모' 운운하는 비판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사설들은 한 술 더 뜬다.
13일 동아일보는 <"사학 간판 빌려 '좌파 전위대' 키우려 한다">는 사설을 실었다. 이 사설에서 동아일보는 "사립학교의 간판을 빌려 친북좌파 전위대를 양성하려는 정부의 의도를 결코 용인할 수 없다", "개방형 이사가 전국 사학에 3000 4000여 명 포진하고 이들이 형성한 네트워크에 전교조가 가세하면 모든 사학을 좌지우지할 것", "사학이라는 간판 아래에서 그들이 요구하는 교육에 들러리를 설 수 없으니 국가가 (차라리) 사학을 몰수하는 게 낫다"는 등 사학 관계자들의 억지주장을 늘어놓으며 "이들의 지적은 다수 국민이 공감하는 이유 있는 항변들"이라고 거짓말까지 했다.
14일에도 동아일보는 <한나라당은 역시 웰빙당이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한나라당 장외투쟁에 대한 "시민들의 냉담한 반응은 '웰빙 체질'에 젖어 정체성 혼란과 무기력함을 드러내 온 한나라당에 대한 실망감의 반영"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은 "여당이 사학법 개정만 강행처리하는 데도 무기력하게 대응하다 '버스 지나간 뒤에 고함치는' 꼴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사학법 개정을 저지하지 못한 한나라당을 질타했다. 한마디로 사학법 개정을 왜 막지 못했냐는 '투정부리기' 수준이다. 거대사학을 소유한 사주의 신문답다.


13일 조선일보 사설 <자립형사립고 운동장에서 바라본 사립학교법>은 자립형 사립고와 사립학교법을 연결시켜 정권의 평준화 정책 전반을 비난하고 나섰다.
사설은 자립형 사립고들이 시설과 교육 내용, 교사진 등에서 얼마나 뛰어난 지 장황하게 늘어놓고, 이것을 사학의 '자율성 보장'과 연결시켰다. 그리고는 자립형 사립고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게 되는 내신 제도, 자립형 사립고의 확대를 보류하자는 교육부 자문기구의 건의, 사립학교법 개정을 함께 묶어 '제대로 된 학교'를 만들어보려는 사학의 의욕과 자율성을 꺾는 것인 양 몰았다.
나아가 "이 정권의 교육철학"이 "앞서가는 사람의 다리를 잡아끌어 '균형'을 맞추고 높이 솟아올라보겠다는 사람의 의지를 내리눌러 '평등사회'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며 "그것이 '무의미한 균형'이고 '공멸의 평등'"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조선일보의 비약과 궤변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 자립형 사립고의 재단들은 개방형 이사 한 두 명 선임하면 제대로된 학교를 만들겠다는 의욕이 꺾이는 것인가? 시설 좋고 교육의 질 높은 학교가 투명성까지 확실하면 더 좋은 일 아닌가? 얄팍한 수로 사학법의 본질을 물타기 하려들지 말라.


우리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보수 신문들에 대해 다시 한번 경고한다. 사립학교의 투명한 운영을 바라는 국민의 뜻을 더 이상 거스르지 마라. 국민들은 한나라당과 일부 사학재단들이 벌이고 있는 얼토당토않은 색깔공세에 속지 않을 뿐 아니라 조선일보를 비롯한 거대족벌 신문들이 언론의 정도를 벗어나 사학재단의 기득권 옹호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을 꿰뚫어 보고 있다. <끝>


 

2005년 12월 14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