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황우석 관련 으로 촉발된 'MBC 최문순 사장 거취 논란'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5.12.7)
'최사장 사퇴논란' 적절치 않다
.................................................................................................................................................
우리는 황우석 교수에 대해 연구윤리 문제와 논문의 진위여부 의혹을 제기한 <PD수첩> 논란이 성급히 최문순 사장 사퇴 운운하는 쪽으로 비화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파문'은 생명윤리, 연구윤리, '논문진위 논란' 등이 포함된 복잡한 문제인 데다가 언론의 자유와 책임 및 역할과 한계, 취재윤리 문제까지 중층적으로 얽혀 있다. 벌어진 일도 크지만, 수습할 일도 만만찮은 사안이며, 한두명이 사퇴한다고 해서 풀릴 일이 아니다.
이번 사태에서 불거진 언론의 자유와 책임 및 역할과 한계 문제는 즉각적으로 누가 책임질 문제가 아니고, 범 언론계가 나서서 성찰하고 숙의할 일이다. 반면, PD수첩팀의 취재윤리는 그 기준을 새로 숙의할 일이 아니라, 지켜야 할 일이다. 즉, 명백히 잘못한 일이며, 응분의 책임을 물을 일이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이를 바로 최사장 사퇴로 연결시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연구윤리의 최종 책임이 있는 황교수에게 그 문제로 인해 즉각적으로 사퇴하라고 하는 것이 지나친 비약인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 진상을 규명하고 그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묻고, 그에 대한 재발방지책을 수립하는 것이야말로 최사장이 취재윤리 문제에 책임지는 모습인 것이다. 최사장은 이번 사태로 인해 노정된 MBC 내부의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할 차례이며, 그의 거취 문제는 그 뒤에 전체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논의하는 것이 순리다.
MBC 일부에서 최사장 취임 후 문화방송이 일곱 차례의 대국민 사과를 했다는 것, 경영에 있어 일정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 등을 내세워 사장 퇴진 운운하는 것도 이번 사태를 해결 하는 데 혼선만 초래하는 것이다.
일곱 차례 대국민 사과의 내용을 살펴본 즉 대부분 MBC가 이전 체제에서 품고 있던 문제들이 드러난 것으로 사실상 최사장에게 직접적으로 책임을 묻기에는 적절치 않은 사안들이다. 기존 내부 종사자들의 비리문제라든가 '상주 공연장사고'를 이번 황우석 교수 관련 <PD수첩> 보도 논란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도 잘못이다.
지금 MBC 일부와 방송위원회, 국회가 뒤늦게 사태에 개입해 MBC를 향한 뭇매 여론에 편승하고 있는 듯한 조짐을 보이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방송위원회나 국회는 사이버 여론에 편승에 '정서적 의견'을 표출하는 자리가 아니다. 특히 방송위원회와 국회가 제도개선과 운영개선 등 본질적인 사태 해결이 아니라, 단지 문제를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기 위해 'MBC의 책임'을 묻는 데만 나서는 것은 책임 있는 당국으로서 합당한 자세가 아니다.
정부 당국과 정치권은 냉정하게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고, 문제의 원인을 분석해 합리적 대안을 최종적으로 제시해야할 단위이다. 이러한 본분을 망각하고 책임 묻기에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사태에서 윤곽이 드러난 것은 연구윤리 문제와 취재윤리 문제에 관한 것이다. 연구윤리 문제에 관하여 황우석 교수는 대부분 <PD수첩>의 문제제기를 인정했다. <PD수첩> 또한 취재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MBC는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두 사안에 대해서 앞으로 남은 과제는 국제적 기준의 연구윤리 시스템을 만드는 것과 취재윤리를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탐사보도, 심층보도를 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최사장의 거취 문제는 이번 사태의 시작부터 수습과 마무리까지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논의하는 것이 순리다. 현 단계에서 최사장 거취를 운운하는 것은 당장의 난처함을 면하기 위한 어리석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과학계는 과학계대로, 언론계는 언론계대로 원칙과 명분에 따라 합리적으로 수습하고 해결해나가길 기대한다.<끝>
2005년 12월 7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