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MBC ‘황우석 교수’ 관련 보도의 ‘취재윤리 위반’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5.12.5)
MBC, 응분의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책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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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윤리 및 연구논문의 진위논란을 일으켰던 MBC <PD수첩>제작진이 취재과정에서 심각하게 취재윤리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 MBC는 12월 4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사과성명을 내고 제작진의 부적절한 취재 행위에 대해 비판했다.
우리는 MBC <PD수첩>이 취재과정에서 취재목적을 속이고, 취재원들이 ‘위압’적으로 느낄 수 있는 내용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취재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이번 사안이 더 이상의 소모적 논란으로 빠져들지 않고 생산적 논의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MBC는 취재윤리 위반행위의 진상을 명확히 파악하고 관련 당사자에게 책임을 묻는 한편, 강도 높은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취재 내용의 공익성이 크다고 하더라도 취재과정에서 심각한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문제제기의 ‘진정성’까지 훼손된다. 심지어 일부 언론을 통해 관련 연구원이 취재과정의 ‘협박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에도 <PD수첩>팀은 이를 강하게 부인해왔으며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우리의 취재는 ‘사실’임을 확신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우리는 생명과학의 ‘연구윤리’문제를 제기했던 <PD수첩>팀이 스스로의 ‘취재윤리’를 훼손한 것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황교수의 연구윤리에 대한 문제제기가 생명과학 전체의 신뢰문제로 이어졌듯이 <PD수첩> 제작진의 취재윤리 위반은 전체 언론의 신뢰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PD수첩> 관련 제작진은 진심으로 자성하고 취재윤리 위반문제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아울러 MBC는 제작시스템을 점검해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여타 언론들 또한 취재관행의 윤리문제에 대해 돌아보고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는, 생명공학의 연구윤리 문제와 논문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을 이제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이 나서 종식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애초 <PD수첩>이 11월 22일 황교수의 배아줄기세포 논문과 관련된 ‘연구윤리’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황우석 교수는 기자회견을 통해 대부분 시인했다. 처음 <PD수첩>팀이 제기한 ‘연구윤리’ 문제(난자출처의혹 문제)는 황교수의 연구 성과가 세계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상황인 만큼 국제적 윤리기준을 지키면서 그 연구가 더욱 인정받고 발전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 합리적 지원 시스템을 시급히 마련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한편, 황교수의 연구 성과에 대한 일말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도록 공신력 있는 기관이 나서서 필요한 관련 프로세스를 밟아주기 바란다.
셋째, 우리는 이번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과 관련해 취재윤리문제와 탐사보도·심층보도의 합당한 취재방식 제고에 관한 사회적 토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오랜 기간을 통해 어렵게 구축해 온 ‘PD 저널리즘’ 자체가 훼손되는 것은 우리 사회전체의 손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일부 언론의 보도태도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동안 ‘유능한 취재’를 내세워 취재윤리를 훼손해 온 일부 신문들이 <PD수첩>에 대한 문제 제기를 넘어 이번 논란을 빌미로 ‘사장퇴진’ 운운하고 ‘MBC 자체’를 공격하는 보도태도를 보이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우리는 오히려 일부 신문들이 이번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 사태를 스스로의 잘못된 취재관행을 돌아보는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우리는 만에 하나 이번 일을 계기로 ‘공영방송 무용론’을 주장하거나 ‘MBC 민영화'를 제기하는 시도 또한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더 복잡하게 만들어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끝>
2005년 12월 5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