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시행령 개정안 ‘특수관계자’ 단서조항을 삭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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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원회는 '특수관계자'의 범위를 규정한 방송법시행령 제3조 1항에 해당 방송사업자를 제외하는 것을 단서조항으로 하는 개정안을 지난 7월 12일 입법예고한데 이어, 8월 19일 재입법예고한 바 있다.
방송법 제8조 2항은 방송사 주식이나 지분에 대한 소유제한을 규정한 조항으로 "누구든지 대통령령이 정하는 특수관계자가 지상파방송사업자 및 종합편성 또는 보도에 관한 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주식 또는 지분 총수를 100분의 30을 초과하여 소유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조항의 '특수관계자'는 방송법시행령 제3조 1항에서 본인과 친인척, 이들이 많은 지분을 가지고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법인 또는 단체 등으로 그 범위가 규정되어 있다. 또한 방송법 제8조 11항은 소유한도를 상회하여 특수관계자가 지분을 소유한 경우 그 지분 또는 초과분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1대주주 이외의 특수관계자가 임원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방송위는 방송법시행령 제3조 1항에 "다만 해당 방송사업자는 계열회사, 법인에 포함되지 아니한다"는 단서조항을 넣는 개정안을 낸 것이다.
방송위원회는 개정하려는 이유를 '방송법 제8조 2항 및 11항의 규정에 의해 1대주주 이외의 2, 3대 주주나 소수주주가 해당 방송사의 임원이 될 수 없어 1대주주의 전횡을 감시하기 힘들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회는 다음과 같은 2가지 이유로 방송위의 시행령 개정안을 반대하며, 시행령 개정안의 제3조 1항의 단서조항을 삭제해줄 것을 요구한다.

첫째, 방송위의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방송위의 의도와는 무관한 엉뚱한 부작용을 야기하는 문제가 있다. 즉 해당 방송사 자체를 특수관계자의 범위에서 제외하는 결과를 야기하는 것이다. 이 경우 2, 3대 주주가 해당 방송사업자와의 특수관계자에서 빠질 뿐만 아니라 최대주주 역시 특수관계자에서 제외되게 된다. 곧 '(주)SBS'와 최대주주인 '윤세영 회장 일가' 혹은 '(주)태영'도 특수한 관계에서 빠지게 되는 것이다.
방송위안대로 시행령이 개정되면, (주)태영과 SBS가 같은 비지상파방송사에 동시에 출자해도 막을 길이 없어지고, KT가 스카이라이프와 IPTV 등 다른 유사한 방송사업에 동시출자해도 막을 길이 없다.

둘째, 방송위의 원래 의도대로 임원구성 측면에서 1대주주 이외의 특수관계자인 2, 3대 주주가 임원에 참여하게 될 경우, 그것이 꼭 긍정적인 결과를 야기한다는 보장이 없고, 오히려 그 반대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이다. 즉, 일부 지역민방에서 1대주주의 전횡 못지 않게 주요주주들의 담합으로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도 왕왕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또한 이 부작용으로 방송의 사회적 책임과 공익성은 뒤로 밀리고 방송이 주주들의 상업적 이익에 매달리는 치명적 결함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만약 지배주주의 전횡으로부터 나머지 주요주주나 소수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라면 굳이 해당방송사를 특수관계자에서 제외하는 단서조항을 두어 '소유제한'의 근본취지를 흔들기보다는 경영의 투명성을 확실히 보장할 수 있는 다른 장치를 마련하면 된다. 특히 '소유·경영·제작 및 편성의 분리'를 법제화한다면 지배주주로부터 방송사의 경영과 제작·편성의 독립성을 보장받아 경영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사주의 전횡으로부터 방송제작의 독립성까지 보호할 수 있다.

이번 방송위의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서는 우리회뿐만 아니라 법조계나 학계에서도 아울러 반대의 뜻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방송위는 이러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방송법시행령 개정안의 제3조 1항의 '특수관계자' 단서조항을 삭제하고 부작용이 없는 다른 방안을 고민해주길 바란다. <끝>

2005년 10월 28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