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MBC·SBS의 TU미디어 유상증자 참여 여부에 대한 민언련 성명
MBC와 SBS는 TU미디어 유상증자 참여를 즉각 중단하라
MBC와 SBS가 위성DMB사업자인 TU미디어의 유상증자에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무료보편적 서비스를 지향해야 할 지상파DMB사업자인 두 방송사가 경쟁적 관계에 있는 것은 물론 상업적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TU미디어에 이미 참여하고 있는 지분도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 그런데 TU미디어가 '중계기 확충에 필요한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라는 사업목적으로 벌이고 있는 유상증자에 또 참여하겠다는 논의를 하고 있다니 납득하기 힘들뿐 아니라 그 의도에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면서 거대자본으로 무장한 통신재벌로 인해 방송의 공공적 영역이 나날이 훼손당하고 있는 와중에 국내의 대표적 통신재벌인 SK텔레콤의 자회사 TU미디어에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하겠다니 이들 지상파방송사가 '방송통신융합'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특히 12월 지상파DMB 본방송을 1달여 남긴 시점에서 지상파DMB 서비스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두개가 아님에도 이들 방송사가 오히려 '남의 잔칫상 떡고물'에 신경쓰고 있는 상황은 허탈함마저 들게 한다. 이들이 과연 지상파DMB사업자의 자격이 있는지, 나아가 시청자권익을 옹호하고 증진시켜 나가야 할 지상파방송사업자로서의 자격이 있는지조차 회의가 든다.
지상파DMB사업자들은 DMB서비스의 승패를 좌우할 '음영지역 해소'를 위한 중계망 설치에도 직접투자를 주저해 서비스 차질을 빚을뻔 하다 겨우 며칠 전에야 구체적인 일정을 내놓아 이미 안팎의 따가운 시선을 받은 바 있다. 그랬던 MBC와 SBS가 지상파DMB 활성화가 아닌 위성DMB 사업확장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니 도저히 상식으로 판단하기 힘들다.
우리는 SK텔레콤에도 쓴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MBC와 SBS가 이번 유상증자 참여를 운운한 배경에는 자본을 앞세워 두 방송사를 줄세우려는 SK텔레콤의 '사전정지작업'이 있었다는 후문이 파다하다. 지난 9월 SK텔레콤이 MBC와 드라마 제작제휴를 한 것이나, DMB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관건 중 하나인 단말기 유통 시스템 보유를 구실로 압력을 행사했던 것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날로 경영이 악화되어 가고 있는 지상파방송사의 약점을 파고들어 상업적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SK텔레콤의 모습에서 우리는 방송통신융합이 왜 통신업체에게 휘둘려서는 안되는지 다시 한번 절실히 깨닫게 된다.
우리는 MBC와 SBS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지금 당장 TU미디어 유상증자 참여 논의를 무효화하라. 또한 이미 참여된 지분도 회수해 지상파DMB의 무료보편적 서비스 활성화에 투자하라. 특히 MBC는 SK텔레콤과의 무분별한 제작제휴를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 만약 방송통신융합의 정책적 방향조차 제대로 합의되지 못한 상황에서 벌써부터 방송이 통신재벌에 휘둘린다면 이는 곧 지상파방송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깊이 각인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SK텔레콤에게 더 이상 방송계를 어지럽히지 말 것을 요구한다. 상업적 이익을 지상과제로 하는 통신재벌이 방송의 공공성을 계속해서 훼손하려 든다면 양식있는 방송인들과 시민사회의 전면적인 투쟁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