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조선․중앙․동아의 ‘검찰선동’ 보도 행태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5.10.17)
등록 2013.08.2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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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은 검찰 선동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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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빈 검찰총장이 천정배 법무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하고 청와대가 이를 수리하자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보수신문들이 연일 천 장관과 청와대 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다. 15일과 17일 조선 중앙 동아일보는 일제히 사설을 싣고 첫째 김종빈 검찰총장의 사퇴는 천 장관의 부당한 지휘권에 맞선 것이며 이번 사태로 검찰의 독립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천 장관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하고 천 장관의 '배후'는 청와대며 정권이 '검찰 길들이기', '친북좌파 비호'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이들은 천 장관의 합법적인 수사지휘권행사를 '부당한 정치적 외압'인 양 왜곡하고, 검찰의 부당한 반발에 대해서는 '검찰독립'을 지키려는 결연한 대응으로 미화하며 모든 책임을 천 장관과 청와대에 돌리고 있다. 나아가 '김 총장은 사퇴했어도 일선 검사들의 반발은 계속될 것'이라며 검찰을 선동하고 있다. 여기에 한나라당은 한발 더 나아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 전여옥 대변인은 김 총장의 사퇴를 두고 "독재에 대한 처절한 항거"라는 논평을 내놓는가 하면 박근혜 대표는 체제수호를 위한 "구국대회" 운운하며 사태를 침소봉대하며 갈등을 부추기고 나섰다. 우리는 한나라당과 일부 수구신문들에게 다음 몇 가지 점을 알려주고자 한다.


첫째, 천 장관의 지휘권 행사를 검찰과 한나라당, 일부신문들은 '검찰독립 훼손', '검찰 흔들기'로 몰아붙였으나, 이는 타당하지 않다. 지금 검찰은 독립성확보가 아니라 내부개혁을 위해 고민해야할 때이기 때문이다. 한편 청와대가 김 총장의 사직서를 수리하면서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당위를 언급한 것은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독재권력에 부역하고 약자에게 권력을 휘둘러 온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시스템구축과 인적 청산, 인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혁 등은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다. 우리는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이번 기회에 검찰개혁을 내실 있게 추진해 나가길 기대한다.


둘째, '검란(檢亂)'을 부추기는 일부신문들의 행태는 검찰 내부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대검찰청의 한 검사가 '김 총장의 사퇴를 안타까워하며'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에는 조중동의 '검찰 띄워주기'에 대한 경계의 시각이 담겨있다. 그는 "지금 언론과 정치권은 검사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간절히 소망하는 듯하다"며 "이를 계기로 검사를 무례한 집단으로 싸잡아 욕하면서 불리한 정국을 돌파하고 싶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쓰고 있다.


셋째, 우리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도 '국민대회'운운하는 과잉대응이 결코 나라전체를 위해서나 박 대표 개인의 정치행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 손학규 경기지사는 강정구 교수의 사건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일이었다"고 멘트했고 이명박 서울시장은 "장관이 자기 조직을 믿지 못하는 것은 분열을 만들고 이념논쟁을 부추기는 꼴"이라는 정도의 입장표명에 그쳤다. 기실 '찻잔속의 태풍'도 못될 사안을 일부신문이 부풀린 상황에서 박 대표가 이를 두고 "체제 부정" 운운하는 것은 스스로의 정치적 이념을 지나치게 '수구적인 것'으로 비치게 할 우려가 있음을 왜 박 대표와 그 참모진은 모르는 것인가.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정부 여당과 청와대가 혹시 수구신문과 한나라당의 공세에 밀려 '검찰개혁'을 의제화 해놓고도 스스로 의제를 폐기하거나 실천하지 못하는 사태가 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현재 민주개혁적 의제설정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4대 개혁입법' 과정에서 정부여당이 무원칙하게 좌충우돌한 결과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상황이 이어진 결과다. 정부여당이 말로는 큰소리쳐놓고 실천하지 못해 국민들을 실망시킨 경우가 어디 한두번이었는가. 정부여당이 검찰 내부의 반발이나 수구세력들의 공세에 굴하지 않고 강도 높은 검찰개혁을 실행해 나간다면 국민들은 그에 합당한 지지를 보낼 것으로 믿는다. <끝>

 

 
2005년 10월 17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