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주성영 의원 관련 KBS, MBC, SBS 보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5.9.29)
등록 2013.08.2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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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 ‘주성영사태’ 본질 흐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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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MBC의 보도가 이른바 대구 술자리 파문을 ‘정치공방’의 틀에서만 다뤄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이번 사태는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 중에 피감기관 검찰들과 부적절한 술자리를 갖고, 폭탄주를 마시며 폭언 등의 추태를 부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술자리를 주선하고 폭언을 한 주성영 의원이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고 다른 검사를 폭언의 당사자로 지목하면서 사태의 본질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이어 정선태 검사가 ‘성희롱 발언’을 시인하자 아예 주 의원이 술자리 추태와 무관한 사람인 양 본질이 희석되면서 정치공방으로 변질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보도하는 KBS와 MBC는 정 검사를 ‘술자리 폭언의 당사자’로 보도하면서 결과적으로 주 의원에게 ‘면죄부’를 주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주 의원의 술자리 폭언에 대한 증언마저도 ‘정치적 공방’으로 몰아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KBS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증언을 한나라당의 ‘음모론’에 대한 ‘반박’으로 보도하며 이번 사태를 전형적인 ‘여야공방’으로 몰아갔다.
27일 <검찰간부가 폭언>에서 KBS는 성희롱 발언의 당사자가 정 검사였다면서 주 의원 의 ‘음모론’ 주장을 함께 보도해 결과적으로 주 의원의 잘못을 덮었다.
28일 <공방 2라운드>에서도 이번 사태가 “여야공방으로 격화되고 있다”며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한나라당의 음모론 주장에 맞서 주 의원의 폭언 사실을 폭로했다고 보도, 이번 사태를 ‘여야공방’이라는 틀로 다뤘다.


MBC는 술자리 폭언의 주인공이 주 의원이 아니라고 단정하며 ‘정치공방’으로 몰았다.
MBC는 27일 <차장검사가 폭언>에서 “술자리파문의 당사자는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아니라 대구지검 정선태 제1차장검사였다”고 단정해 주 의원에게 ‘면죄부’를 주었다. 이어 <“정치공작”>에서는 주 의원을 폭언의 당사자로 지목한 배후에는 ‘대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겨냥한 배후가 있다는 주 의원의 주장과 이에 대한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와 대구 시민단체들의 반론을 보도했다.
28일 <‘정치공작’ 공방>에서 MBC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주 의원의 술자리에서 욕설을 했다고 증언하자, 한나라당이 ‘정치공작’이라고 반발했다며 “여야간 정치공방이 더 치열해 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SBS는 술자리 폭언과 관련해 주 의원의 폭언 사실도 함께 지적했으며, 사태의 본질이 정치공방에 묻히고 있다고 진단해 차이를 보였다.
SBS는 27일 <드러나는 진상>에서 정 차장검사가 술집 여주인에게 폭언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보도하면서도 다른 참석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주 의원의 폭언사실도 함께 보도했다. SBS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여야 정치권의 주장을 보도하기는 했으나 “사건의 발단은 여야 국회의원과 검찰 간부의 밤늦은 술자리, 그리고 부적절한 언행이었지만 사건은 어느덧 정치적 문제로 변질되고 있다”며 사태의 원인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주 의원은 피감기관과의 부적절한 술자리를 주선한 책임자이며, 폭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주 의원은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게 옳다. 그러나 주 의원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정치적 음모설’을 제기해 사태를 호도했으며, 이번 술자리 파문을 폭로한 대구지역 시민단체와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가 특정 정치세력의 조정을 받은 것처럼 모함하기까지 했다. 심지어 이날 술자리에서 ‘폭탄주’가 오고갔다는 것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자, 폭탄주 잔 안에 있는 양주잔만 꺼내 마셨다는 식의 구차한 변명까지 늘어놓았다. 한나라당 역시 소속 의원의 잘못을 무조건 감싸고돌며 ‘정치공작’ 운운하는 적반하장격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도 KBS와 MBC가 사태의 본질과 원인, 폭언 파문 등을 정확하게 보도하지 않고 오히려 사태를 ‘물타기’ 하는 일부 정치권의 의도대로 ‘정치공방의 틀’에 갇혀서 논란만 키우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정 검사의 ‘성희롱 발언’ 시인 사실을 주 의원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는 식으로 보도하는 것은 더더욱 심각한 문제다.
공영방송 KBS와 MBC는 사태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적극적인 취재에 나서라. 아울러 피감기관과 술자리를 주선하고 추태를 부린 주 의원에 대한 엄중한 징계, 술자리에 동석한 여야 의원과 검사들에 대한 응분의 조치를 촉구해야 할 것이다. <끝>


 

2005년 9월 29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