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의 직무유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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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신고포상제 실시 이후 일시적으로 주춤하는 것으로 나타났던 불법 무가지와 경품 제공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직무유기’를 틈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 단체 독자감시단이 지난 12～13일에 이어, 22～23일에 걸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울경기 지역의 4개(동아, 조선, 중앙, 한겨레) 신문 지국들의 신문고시 준수율은 평균 5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2～13일 서울지역 신문지국 조사에서 동아일보 지국들의 65%가 신문고시를 위반하는 무가지와 경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2～23일 경인지역 신문지국 조사에서는 조선일보 지국의 70%가 신문고시를 위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고시의 위반 내용에서도 무가지 4개월 이상 제공하는 경우, 무가지와 경품을 함께 제공하는 경우가 늘어나 경품 경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우리 단체에 들어오는 시민들의 제보는 이러한 신문시장의 상황을 다시 한번 뒷받침 하고 있다. 최근 우리 회에는 신문고시를 어긴 무가지, 경품 제공사례가 계속 제보되고 있다. 그 가운데는 ‘무가지 4개월에 1만원권 2장의 백화점 상품권’을 제공한 조선일보 지국의 사례, ‘무가지 6개월에 1만원권 5장의 백화점 상품권’을 제공한 중앙일보의 사례 등 신고포상제 실시 이전의 무가지?경품 수준을 뺨치는 것들도 있다.

이미 우리는 이와 같은 신문시장의 혼탁이 재발될 것을 우려해 공정위에 신문고시 개정을 통한 경품의 원천 금지, 지국 및 본사에 대한 상시적이고 철저한 직권조사, 신고포상제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 등을 요구해왔다.
이는 단적으로 공정위의 직무유기의 결과다. 공정위는 올해 신고포상제 실시와 함께 배정된 30억원의 예산 가운데 몇 억원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공정위가 신문시장 정상화에 의지가 있는 것인지를 다시 한번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단체에 들어오는 시민들의 제보 가운데는 공정위가 ‘서류미비’를 이유로 신고를 받아주지 않았다는 경우가 있다. 지국들이 신고포상제의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정식으로 구독계약서를 써주지 않아 신고요건이 미비한 경우들이다. 또 경품 제공 사실을 확인했으나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시민들의 제보에 대해 공정위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우리 단체에 제보를 하는 경우도 있다.
가만히 앉아서 시민들이 ‘법적으로 확실한 증거’를 가져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공정위의 역할인가? ‘신고요건’을 갖추지 못한 제보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직접 조사에 나서는 게 마땅하지 않는가?

공정위의 이같은 직무유기로 말미암아 6월 조사에서 12.5%에 그쳤던 신문고시 위반 비율이 7월에는 21.9%로 점차 높아지더니 9월 조사에서는 33.1%(서울)와 55%(경인)로 급증했다.
우리는 공정위에 마지막으로 촉구한다.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신문시장의 파행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
첫째, 신문고시를 개정해 경품을 일절 금하고, ‘무가지 허용 범위’를 5%로 낮추라.
둘째, 신문지국들과 신문본사에 대해 즉각 강도 높은 직권조사를 실시하라.
셋째, 신고포상제에 대한 대국민홍보를 더욱 강화하고, 적발된 신문고시 위반 지국에 대해서는 엄중한 조치를 취하라.
더불어 ‘본사가 운영하는 논술학원 할인권’과 같은 편법을 동원한 ‘유사경품’들에 대해서도 무조건 ‘신문고시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 할 것이 아니라 엄정한 법적 검토를 해야 할 것이다.

우리 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공정위를 질책하고 비판하면서도 어떻게든 주무기관으로서 공정위가 제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며 자체적인 조사와 여론화를 통해 신문시장 정상화 조치들을 마련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러나 공정위는 ‘신고포상제’라는 강력한 수단을 마련했음에도 여전히 직무유기로 일관 신문시장 혼탁을 방조하고 있다.
우리는 공정위가 신문시장에서 벌어지는 위법들을 방치해 다시 한번 신문시장의 과열?혼탁을 방조한다면 공정위원장에 대한 퇴진 운동까지 불사할 것이다.
공정위의 결단을 촉구한다. <끝>

2005년 9월 27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