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방송위원회의 '위성DMB 지상파 재송신 허용'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5.4.20)
재송신 결정 취소하라
방송위원회가 4월 19일 임시 전체회의를 열어 결국 위성DMB 지상파 재송신을 허용하고 말았다. 우리는 방송위원회의 결정에 우려와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무료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 방송이 위성DMB사업자의 상업적 이익에 이용되고, 그나마 지켜왔던 방송권역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고사직전의 지역방송을 아예 회생불능의 상태로 몰아넣을 뿐만 아니라 결국은 방송의 공공성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이러한 결정을 방송정책의 주무기관인 방송위원회가 내린데 대해 본회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방송위원회는 '방송사업자간 자율계약을 전제로 재송신약정서를 체결하고 재전송 승인을 신청하면 방송법령에 의거해 승인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한 마디로 위성DMB 사업자가 지상파방송 사업자와 '재송신 계약'을 맺고 승인을 신청하면 허가해주겠다는 결정이다. 구차스럽고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받아도 방송위원회가 할 말 없는 결정이다. 도대체 방송위원회의 권한과 책임은 어디로 실종되었는가.
결국 방송위원회는 전국언론노조, 지역방송협의회 등과 시민단체들이 '위성DMB 지상파 재송신'을 강하게 반대하는 가운데 '재송신 허용'이라는 부담스러운 짐을 지상파방송 사업자들에게 떠넘기는 형식으로 결국 '재송신 허용' 방향의 결정을 내린 셈이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방송위원회마저도 움직인 위성DMB사업자가 거대통신재벌의 막강한 자본을 등에 업고 지상파방송 사업자를 회유한다면 결국 '위성DMB 지상파 재송신'이 현실화되고, 방송통신융합이 산업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통신사업자, 가전기기사업자들 위주로 흘러가 방송의 공적 서비스 기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방송위원회가 '위성DMB 지상파 재송신'을 결정하기 전에 '방송법에 지역방송 발전 명문화', '지역방송의 광역화·대권역화 추진', '방송광고 요금 체제 개선', '지역방송의 편성 특화' 등 지역방송을 살릴 수 있는 정책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이러한 조처 없는 방송위의 이번 결정은 지역방송을 말살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며 우리는 이에 강력히 반대할 수밖에 없다.
한편 방송위원회의 무책임한 결정으로 '위성DMB 지상파 재송신'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논란은 이제 '혼란'으로 치닫게 됐다. 방송위의 결정 직후 전국언론노조는 방송위원 전원사퇴를 요구한 것은 물론 전국적인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방송협의회는 방송사들이 자율적으로 'DTV 추진일정을 전면중단'하고 '지역 지상파의 DMB 참여를 전면거부'하겠다며 이로 인해 방송위로부터 '지역방송 폐쇄, 허가취소'를 당하더라도 투쟁의 수위를 낮추지 않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우리는 차후 발생하게 될 여러 혼란의 책임이 전적으로 방송위원회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다. 우리는 방송위원회의 이번 결정을 강력히 규탄하며 백지화해 줄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지상파방송 사업자들도 위성DMB 사업자과의 재송신 계약을 대승적 관점에서 거부해주길 기대한다.<끝>
2005년 4월 20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