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서세원씨의 방송복귀 무산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5.4.19)
등록 2013.08.1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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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한 '여론떠보기' 말고 원칙부터 세워라

 

 


SBS가 오는 봄 개편에서 개그맨 서세원씨를 라디오 진행자로 복귀시키려다 여론의 반발로 이를 취소했다. 우리는 SBS가 왜 연예비리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서세원씨를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로 복귀시키려 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서씨는 2002년 연예비리 사건 당시 조세포탈 및 배임중재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현재 집행유예 중이다.
또한 서씨는 2002년 연예비리 수사로 혐의가 드러나자 수개월씩 해외로 도피하는 등 거듭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런데도 SBS 관계자들은 "집행유예 중인 연예인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사례들은 더러 있다"는 해괴망측한 논리로 서씨의 복귀를 합리화하려 했다. 만약 SBS 측의 주장대로 집행유예 중인 연예인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사례가 있다면 그 역시 문제이다.
이런 문제 사례를 근거로 서씨의 방송복귀를 당연시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 것이다. 서세원씨 복귀 논란 과정에서 드러난 SBS의 '여론 떠보기' 행태 역시 묵과할 수 없다. 지난 4월 7일 <김승현정은아의 좋은아침>에는 서씨의 부인 서정희씨가 출연해 서씨 복귀를 위한 '사전포석'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또 SBS 전윤표 라디오 책임프로듀서(CP)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서씨의 복귀와 관련해 "여론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해 사실상 '여론의 동향'에 따라 서씨의 복귀여부를 결정할 것임을 내비친 바 있다. 아무리 상업방송이라고 하지만 책임있는 지상파 방송사가 명확한 기준없이 여론의 눈치를 살펴 문제 인사의 방송출연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행태는 시청자들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SBS는 지난 2003년 가을개편에서도 뇌물수뢰 및 음주방송 등으로 물의를 빚었던 이종환씨와 연예비리 사건의 은경표 PD를 복귀시키려다 논란을 빚은 끝에 취소했다.
우리는 그동안 방송사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사들을 무원칙하게 방송에 복귀시키려는 행태를 비판하며, 이들이 방송에 복귀하려면 사회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절차와 근거가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지적해 왔다.
우리는 SBS가 집행유예 기간조차 끝나지 않은 서씨를 무리하게 복귀시키려 했던 의도가 그의 '방송 복귀'로 화제를 만들어 프로그램의 청취율을 높이겠다는 얄팍한 계산에 기인한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SBS 안국정 사장은 지난 2월 취임초 기자간담회에서 "방송의 공익성과 경영 효율성을 함께 추구하겠다", "사회적 책임에 충실한 질 높은 대중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그 첫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봄개편'에서 납득할 수 있는 근거와 기준조차 제시하지 못한 채,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인사를 복귀시키려 한 것은 SBS의 '의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SBS의 각성을 촉구한다. <끝>
 
 


2005년 4월 19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