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BS노조 '사장퇴진 투쟁' 결정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5.3.30)
다시 '진상규명위' 구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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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노조)가 30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거쳐 결국 '정연주 사장 퇴진 투쟁'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정 사장이 이번 '몰래녹음' 사건에 개입했는지 여부도 명확하지 않고, KBS 내부에서 조차 노조의 사장퇴진 방침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KBS노조가 성급하게 '정연주 사장 퇴진'을 결의하고 행동에 옮기겠다고 나선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KBS 노조의 무리한 대응은 KBS의 내부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KBS 기자협회는 29일 성명을 내고 "노동조합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공영방송 KBS의 위상이 심각하게 실추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내부의 총의를 모아 단호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노조에 강하게 경고했다. KBS PD협회도 오늘(30일) 비상총회를 열어 노조에 대한 대응수위를 정하기로 했고, 아나운서협회도 비상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KBS 내부에서는 노조의 방침에 반발, '노동조합을 탈퇴하겠다'는 의견까지도 적지 않게 표출되고 있다고 한다. 30일 비상대책위원회의 표결 과정에서도 찬반논란이 비등했다. 1차 투표에서는 사장퇴진에 반대와 찬성의 비율이 22대 21(기권2)로 반대의견이 근소하게 앞섰으나 과반을 넘지않는다는 이유로 2차 투표까지 가서야 20대 25로 '사장퇴진'을 결정했다고 한다.
지금이 어떤 상황인가. 방송통신 융합에 다른 매체환경의 변화는 공영방송 KBS에게도 개혁과 새로운 대응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방송 공익성과 보편적 서비스를 지키기위해 노사가 힘을 합쳐도 부족한 때다. 그럼에도 KBS 노조가 '사장퇴진' 주장에 매달리고 있고 이로 인해 내부 분란이 초래되는 것은 자칫 KBS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본회는 다시 한 번 KBS 노조에 당부한다. 정연주 사장의 퇴진문제는 '진상조사' 이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
우리는 이미 노사가 함께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사태의 진실부터 밝히는 것이 순서라고 지적한 바 있다. KBS노조가 사측과 함께 진상규명에 나서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면, 민주노총 등 상급단체와 민중연대,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과 시민사회의 우려를 무시하고 KBS노조가 계속해서 '정연주 사장 퇴진투쟁'을 고집하는 것은 KBS와 KBS노조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KBS 노조가 시민사회의 뜻을 받아 다시한번 심사숙고해 주길 바란다. <끝>
2005년 3월 30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