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BS <폭소클럽> ‘블랑카의 뭡니까 이게’ 마지막 방송에 대한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논평(2005.3.29)
등록 2013.08.1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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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새로운 시도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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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밤 KBS 2TV에서 방송되는 <폭소클럽>의 인기코너 중 하나인 '블랑카의 뭡니까 이게'가 3월 28일 마지막 방송을 했다.
'블랑카의 뭡니까 이게'(이하 '뭡니까 이게')는 지난해 2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1년여 동안 한국에 온 이주노동자들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렸으며, 다른 한편으로 이주노동자들의 시각에서 한국사회를 풍자해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이 코너는 단순히 외국인의 말투를 흉내내 그들을 희화하거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수준에 그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블랑카'를 연기한 개그맨 정철규씨는 창원의 공단지역에서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일한 경험을 살려 실제 그들이 직장생활에서 겪는 어려움 등을 잘 묘사했다. 이러한 사실성과 풍자를 바탕으로 '뭡니까 이게'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물론 모든 코미디 프로그램이 사회성을 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코미디'라는 것이 현실 사회나 정치를 비롯해 시청자들의 고정관념을 비트는 이른바 '풍자'를 기반으로 하고 있음에도, 최근 우리 방송의 코미디 프로그램은 '가학'과 '자학', '선정주의', '의미없는 말장난' 등 찰라적인 웃음에 치중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겨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를 주인공으로 소박하나마 사회를 풍자한 것은 의미있는 시도가 아닐 수 없다.
3월 28일 블랑카의 고별무대에는 수십명의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섰고, 진짜 블랑카들이 그동안 개그맨 정철규씨가 진행했던 '뭡니까 이게'의 한 대목을 직접 선사해 방청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정씨는 마지막 인사에서 "외국인분들 한국에서 좋은 추억만 가지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다시한번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으며, 방청객들도 기립박수로 이 코너의 마지막을 격려했다.
'뭡니까 이게'는 우리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보기드물게 사회성을 성공적으로 담아냈지만,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이주노동자를 함부로 대하는 '기업주'를 풍자했다는 이유로 항의를 받았고 그에따라 '문화적 차이'에 대한 에피소드를 주로 다루게 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코미디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회구성원들의 성숙한 자세도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뭡니까 이게'를 마무리 하면서 <폭소클럽>은 "앞으로도 건강한 웃음을 위해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본회는 KBS <폭소클럽>이 앞으로 이 약속을 지켜 다양한 소재와 풍자정신으로 새로운 '코미디'의 영역을 지속적으로 개척해나가길 기대한다. <끝>

 


2005년 3월 29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