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BS <생방송 시사투나잇> ‘패러디논란’에 대한 민언련 논평
등록 2013.08.16 18:04
조회 403

 

 

 

‘헤딩라인뉴스’ 폐지는 지나치다
.................................................................................................................................................

 

 

 

<생방송 시사투나잇>의 한 꼭지인 ‘시사패러디 헤딩라인 뉴스’가 이른바 ‘누드패러디’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3월 15일 헤딩라인 뉴스는 ‘시사문제를 명화로 보여주는 이색전시회’를 소개한다며 행정도시 특별법에 반대해 의원직 사퇴서를 낸 박세일 의원과 단식을 진행한 전재희 의원의 얼굴을 명화 ‘낙원상실’에 합성했다. 문제는 두 의원의 얼굴이 이른바 ‘누드’인 아담과 이브의 몸에 합성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여성인 전 의원을 ‘누드’로 ‘패러디’했다는 점에서 ‘여성비하’, ‘성적모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18일 KBS 정연주 사장은 KBS로 찾아온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이번 패러디물에 대해 사과하며, “당장 시사패러디 코너를 없애야겠다는 게 제 뜻이고 내부에서 그렇게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고 사실상 폐지의사를 밝혔다.
우리는 ‘헤딩라인뉴스’가 비록 명화를 패러디했다 하더라도, 패러디 대상이 모욕감을 느낄 수 있는 ‘누드’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신중치 못했다고 본다. <시사투나잇> 제작진은 이번 사태에 대해 해당 의원들에게 사과하고 보다 수준높은 패러디를 제작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패러디 논란으로 ‘헤딩라인뉴스’를 폐지한다거나 <시사투나잇> 전체를 ‘문제 프로그램’으로 몰아가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 사장이 제작진과 논의도 없이 사실상 해당 꼭지의 ‘폐지의사’를 내비친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
그 동안 ‘헤딩라인뉴스’는 패러디라는 형식을 빌어 각종 시사문제를 ‘촌철살인’으로 풍자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패러디’라는 새로운 형식이 방송 프로그램에 도입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시행착오는 비판과 그에 따른 개선이 필요한 것이지, 섣부른 ‘폐지’가 해답은 아니다. 오히려 이와 같은 시행착오의 과정에서 우리는 확산되고 있는 패러디문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수준’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 사장이 이번 패러디에 대해 사과를 했음에도 <시사투나잇> 자체가 한나라당에 대해 ‘공정성을 잃었다’며 프로그램 전체의 문제로 확대시키고 있다. 그동안 한나라당은 <시사투나잇>의 몇몇 보도를 문제삼아 프로그램의 취재를 거부하는 등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 한나라당이 ‘헤딩라인뉴스’의 패러디 논란을 근거로 프로그램 전체에 대해 다시 문제를 들고 나와 ‘정치공세화’하는 것은 제1야당으로서 적절한 태도가 아니다. ‘헤딩라인뉴스’는 한나라당 의원들만이 아니라 대통령과 여당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패러디’라는 형식을 빌어 거침없는 ‘야유’를 보내왔다는 점을 확인하기 바란다.
한편 조선일보는 19일 사설 <풍자도 익살도 없는 KBS의 低級패러디>를 통해 “자체 정화기능을 상실한 공영방송 KBS의 현주소를 읽는다”고 주장하며 <시사투나잇>은 물론 KBS 전체를 비난했다. ‘메이저신문’이면 ‘메이저신문’답게 비판하기 바란다. 이번 사건을 ‘건수 잡았다’는 식으로 확대해 ‘KBS흔들기’에 악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끝>
 

 

2005년 3월 19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