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3월 7일자 조선일보의 「시사투나잇」 관련 기사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5.3.7)
등록 2013.08.1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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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투나잇>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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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과거에 대한 향수에 젖어 애궂게 <시사투나잇>을 흠집내려들지 말라.
오늘(7일) 조선일보는 <공영방송이 親與인터넷매체 확성기?>라는 기사를 통해 KBS 2TV <시사투나잇>이 "뉴스 선정과 보도 내용이 일부 시민단체와 인터넷 매체의 시각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며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시사투나잇>이 "시민단체가 성명 발표나 문제 제기 한 것을 인터넷 언론이 내보내면 이를 뉴스로 받아 방영하는 '생산->재생산->확대재생산'의 순서를 타고 있다"며 그 근거로 유효일 국방수 차관의 5.18 관련 전력 문제, 조선일보가 후원한 '북한 인권·난민 국제회의', 국가보안법 폐지 등에 대한 보도를 문제삼았다.
한마디로 이 기사는 조선일보의 '향수병'이 얼마나 심한지를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기사다.
과거 우리사회의 주요 의사설정 과정에서 조선일보는 비대하고도 왜곡된 영향력을 행사했다. 조선일보가 보도한 것을 다른 신문들과 공영방송도 주요 의제로 다루었다. 이들의 보도는 단순히 같은 소재를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보도의 방향과 내용에 있어서도 '조선일보의 틀'을 쫓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제 의제설정에 있어 조선일보의 '독점적인 지위'는 허물어져가고 있다. 조선일보의 왜곡·편파보도 실상이 국민들에게 알려져 조선일보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고, 조선일보의 수구적 의제설정은 공감을 얻지 못하게되었다. 또 인터넷을 비롯한 새로운 매체들의 영향력이 확대되었으며, 공영방송이 일부 프로그램을 통해 '기계적 중립'을 벗어나 의제설정 기능을 강화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민주화에 따른 '의제설정 기능의 분산'을 자신들의 영향력 잠식이라는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조선일보는 인터넷매체와 시민단체, <시사투나잇>과 같은 의제설정 기능이 강화된 프로그램을 '편향되었다', '친여적이다'라는 왜곡된 주장으로 음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한편 시민단체의 문제제기, 또는 인터넷 매체의 보도가 다른 언론매체를 통해 다시 보도되고 사회적 의제로 부각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인지 조선일보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일보는 이슈가 될 만한 가치가 없는 사안까지도 인터넷매체나 보수적인 시민단체의 뒤를 쫓아 필요에 따라 부풀리고 왜곡해서 사회의제로 만들려하지 않았는가. 최근 조선일보는 심지어 인터넷매체 <민중의소리>의 동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해 민주노총을 매도하고 정부와 민주노총, 민주노총과 비정규직을 이간질한 바 있다. 더욱이 <민중의소리>는 조선일보의 동영상 이용을 허락하지 않았음에도 조선일보는 이를 무시했다. 조선일보야말로 정략적 목적을 위해 진보매체의 컨텐츠도 멋대로 악용해 자신들이 의도한 의제를 확대재생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어디 그 뿐인가? 조선일보가 한나라당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우리 사회의 개혁과제를 왜곡하고 사회 현안의 본질을 물타기한 예들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아울러 우리는 과연 조선일보에게 '언론의 균형성'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일보는 언론으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사실보도, 균형보도를 저버린 지 오래다. 그나마 <시사투나잇>은 보수적인 언론매체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언론계 현실에서 사회개혁 과제들을 꾸준히 다루어 왔고, 공영방송 프로그램들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온 양비론적 행태를 극복해나가고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조선일보가 <시사투나잇>을 두고 '친여적' 매체 운운하는 것은 더 이상 공영방송이 세상을 바라보는 조선일보의 수구적 시각을 쫓아오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의 표출일 뿐이다.
우리는 <시사투나잇>에 당부한다. 조선일보의 신경질적인 비난에 흔들리지 말고 공영방송의 위상에 걸맞는 의제설정 기능을 강화해주기 바란다. <시사투나잇>, 힘내라! <끝>

 


2005년 3월 7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