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이른바 'MBC·SBS 보도공방'에 대한 민언련 논평
등록 2013.08.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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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MBC·SBS 보도공방'에 대한 민언련 논평 
 

 

 

양사 모두 성숙의 계기로 삼아라
  


 

 지난 10월 11일부터 16일까지 엿새 동안 주거니 받거니 공방을 거듭하던 MBC와 SBS의 상대 방송사 비판보도가 SBS 기자협회의 결의문을 계기로 잠시 주춤해졌다. SBS 기자협회가 "언론기관 사이의 건전한 상호 비판과 감시의 차원에서 시작된 보도가 시청자의 권익을 무시한 감정싸움으로 변질된 측면이 있음을 인정하고 시청자에게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MBC 노조가 18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태의 본질이 양 방송사 간의 감정싸움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며 "그 본질을 방송개혁 국면에서 MBC를 부각시킴으로써 자신들에게 향하고 있는 비판을 물타기 하려는 SBS의 족벌 호위 세력과 방송 개혁 진영의 대립으로 판단한다"고 밝혀, 양사의 공방이 다시 촉발될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본회는 양사의 이번 공방이 그 동안 '동종업계 봐주기'식의 '침묵의 카르텔'을 깬 것에 대해 전혀 의미가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SBS 기자협회와 MBC 노조가 각각 '시청자의 권익을 무시한 감정싸움', '언론개혁 차원이라고 볼 수 없는 감정적인 측면이 일부 섞인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한 것처럼 '감정적' 측면이 개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양사 모두의 반성과 자제를 촉구한다.
 물론 양사 공방의 시발점이었던 11일 SBS 8시뉴스 <"공영방송이 땅 투기">가 MBC의 일산 방송사 부지에 대해 국감에서 지적받은 내용을 비판적으로 다룬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보도다. 또한 MBC가 SBS의 소유문제와 주식상장 등을 거론하는 것 역시나 그동안 언론단체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비판과 지적이 반복되었던 점을 상기해볼 때 'SBS 재허가'가 관심사로 떠오른만큼 충분히 보도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이후 보도가 '자사방어'에 치우친 점이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SBS의 14일 <곳곳 땅투기 의혹>·<편법으로 개발차익>·<사실왜곡 악의보도> 등 3건의 연속보도와 MBC의 15일 단신을 포함한 <"땅투기" 억지주장>·<"윤회장 손떼야">·<문어발식 확장>·<태생적 한계> 등 5건의 연속보도는 도가 지나쳤다.


 우리는 국감에서 지적 당한 내용에 대해 MBC가 성의있게 대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또 MBC가 SBS의 국감관련보도 뒤 SBS 재허가 관련보도를 집중적으로 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아쉽다. 왜 MBC는 이번 사태 이전에 SBS 재허가 관련보도를 제대로 하지 않았는가.
 한편 우리는 'MBC와 SBS 공방' 운운하며 양사가 제기한 의제를 같은 수준에서 보도해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 MBC가 국정감사에서 지적 당한 문제점과 'SBS 재허가' 관련사안은 질적으로 다르다. 뿐만 아니라 국감에서의 MBC 관련 지적이 MBC와 KBS2를 민영화하고 교차소유를 허용해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일부신문에게 방송을 넘겨주려는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에 의해 제기되었다는 점에서 그 '진정성'이 의심스럽기도 하다.


 본회는 SBS 기자협회가 "언론기관도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이번 보도를 계기로 과거의 동종업계에 대한 감싸기 관행을 타파하고 MBC는 물론 모든 언론 기관에 대한 감시와 비판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점과 MBC 노조가 "그동안의 과정을 반성하는 바탕 위에서 언론개혁을 위한 정당한 비판노력을 앞으로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며 관련 보도를 언론개혁 차원에서 접근하겠다고 표명한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러한 다짐이 허언(虛言)이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끝)


 

2004년 10월 19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