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노성대 방송위원장의 문광위 출석 '시민단체 지원' 관련발언」에 대한 민언련 성명서(2004.9.10)
등록 2013.08.1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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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엇이 '정치활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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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대 방송위원장이 9월 9일 국회 문광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치활동'을 하는 시민단체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본회는 한 나라의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이 이런 식의 발언을 했다는 것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노위원장은 시민단체 고유의 '정치적 활동'과 방송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운용되는 '공익적 영역'의 프로젝트 사업도 구분하지 못한단 말인가, 아니면 한나라당의 압박에 굴복한 것인가.


어느 시민단체이든 '정치적 활동'을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환경단체는 무분별한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정치권을 압박할 수 있으며, 인권단체는 반인권적인 법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정치활동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본회를 비롯한 언론단체들이 언론관련 법제도를 정비하기 위한 '정치활동'을 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


어떤 시민단체가 단체 고유의 정치활동을 하는 것과 정부지원금을 예산으로 '사회공익적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잣대로 평가해야 한다.
방송법 38조에 의하면 방송위원회는 방송발전기금을 "미디어 교육 및 시청자단체의 활동"과 "장애인 등 방송소외계층의 방송접근을 위한 지원", "기타 방송의 공공성 제고와 방송발전에 필요하다고 위원회가 의결한 사업" 등에 지원하게 되어있다. 이에 따라 방송위원회는 매년 "시청자의 권익보호와 시청자 운동의 대중적 확산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에 대해 '최근 1년 이상 시청자 권익보호를 위한 활동과 관련된 사업실적이 있을 것', '대표자 또는 관리인이 있는 비영리단체 또는 법인' 등의 자격이 되는 단체를 대상으로 '시청자단체 활동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원사업으로 선정되는 과정이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방송위원회는 각 단체가 지원신청을 한 사업에 대해 '사업의 적절성', '경제성·타당성', '공적 기여도', '대상 수혜자의 적절성', '사업수행 가능성', '기존사업 수행내용 및 관련 활동내역 평가' 등을 따져 꼼꼼하게 심사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노위원장에게 묻고 싶다. 그렇다면 이제 방송위원회는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할 시민단체의 '정치활동 여부'를 심사 항목에 넣겠다는 것인가. 도대체 노성대 위원장이 이야기하는 '정치활동'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인가.


우리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묻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은 지금 수구정당으로 전락하느냐, 아니면 보수정당으로 탈바꿈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한나라당이 보수정당으로 거듭나려면 그에 합당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이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서 노력해온 시민단체의 활동에 대해 무조건 '색안경'을 쓰고 폄훼 하는 그 고질병을 고치지 않으면, 한나라당은 절대로 보수정당으로 자리매김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이념적 성향을 떠나 걸핏하면 방송발전기금이나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국고지원을 미끼로 시민단체를 협박하는 한나라당의 치졸한 행태는 입에 담기가 민망한 지경이다. 도대체 시민단체의 활동이라면 무조건 '색안경'부터 쓰고 보는 그 고질병을 언제나 고칠 것인가.
우리는 방송위원회가 한나라당의 협박에 휘둘리지 말고 방송법 정신에 걸맞게 방송법에 따라 합리적이고 원칙적인 절차에 따라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해 주길 바란다. <끝>

 


2004년 9월 10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