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SBS 시청자위원회의 인권침해 관련 '권고결의안'」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4.8.26)
등록 2013.08.1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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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와 MBC에도 기대한다
- SBS 시청자위원회 인권침해 '권고결의안' 수용에 대한 논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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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시청자위원회가 지난 8월 18일 보도와 교양물 등에서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권고 결의안'을 채택한 것에 대해 SBS가 이를 수용, '사건보도지침'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회는 SBS 시청자위원회의 인권침해에 대한 '권고 결의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SBS가 이를 수용키로 한 것을 당연한 조치로 판단한다.


SBS 시청자위원회가 채택한 권고결의안은 첫째, '미성년 형사사건 피해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직접적인 인터뷰·보도'를 금하고, '성폭행 피해여성의 인권을 침해하는 직접적인 인터뷰·보도'를 금할 것을 요구하는 '사건보도지침'을 마련할 것과 둘째, 인권보호에 대한 보도·교양물의 구체적인 '제작지침'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 방송이 '인권침해'로 비판받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SBS 시청자위원회가 이에 대한 권고결의안을 마련하고 SBS가 이를 수용하기로 한 것은 때늦은 감도 있다. 또한 시청자위원들이 나서 '권고결의'를 할 만큼 SBS의 보도가 '인권침해'에 있어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켜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시사보도프로그램인 <뉴스추적>의 '끝나지 않는 비극-폭력에 무너지는 가정'편이다. 당시 <뉴스추적>은 가정폭력 피해자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은 채 그대로 내보냄으로써 여성단체들과 언론단체들로부터 '피해자 인권침해'라는 강력한 항의를 받고 '민형사 소송'까지 당한 바 있다.
그런 만큼 이제라도 SBS가 인권침해에 대한 '사건보도지침'을 만들겠다고 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지침을 만드는 데 그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시청자위원회의 권고결의가 제작현장에서 철저하게 지켜질 수 있도록 세부 지침과 '강제조항'을 두어야 한다. 그리고 일선기자들 및 PD들이 '사건보도지침' 및 '제작지침'을 지키도록 독려해야 한다.
시청자위원회도 권고결의안을 내는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사건보도지침'이 제대로 마련되는지,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는지 감시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한편 SBS 시청자위원회의 권고가 SBS에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 KBS와 MBC에서도 이에 준하는 조치들을 시행해 줄 것을 촉구한다.
이미 지난 5월 19일 방송위원회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개정시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보호하고 인권침해를 강력히 규제하는 내용을 담아 방송심의규정을 개정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계획대로라면 이 개정안은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외부기관으로부터 '규제'를 받기 이전에 방송사 스스로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를 씻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KBS의 경우 지난 6월말 보도본부 차원에서 '사건보도 매뉴얼'을 만들어 사건보도에 있어 인권침해를 방지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KBS 보도본부의 이 같은 자정노력은 나름대로 평가받을 부분이 많지만 아직 현장에서 제대로 준수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지적 받고 있다. SBS 못지 않게 '인권침해' 지적을 받고 있는 MBC는 그나마 이 정도 수준의 자정노력도 없다.


최근 방송3사는 모두 연쇄살인 피의자 유모씨 사건 때 '유죄확정'이 안된 피의자에 대해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피의자 가족 및 피해자 주변인들의 신상정보 등을 지나칠 정도로 상세하게 보도해 '인권침해' 지적을 받았다. 크고 작은 사건사고 때마다 방송보도의 '인권침해'가 문제된다면 방송의 공신력도 계속 떨어질 것이다.
SBS 시청자위원회의 권고결의안과 SBS 측의 '사건보도지침' 마련을 계기로 우리 방송의 '인권보호'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끝>

 


2004년 8월 26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