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이른바 '공정위 문건' 관련 신문 사설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4.08.03)
등록 2013.08.1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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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신문시장 정상화를 위해 용기를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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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일) 본회는 국민일보가 입수했다고 주장한 이른바 '공정위 신문대책 문건'과 관련해 일부 언론들에게 사실 관계를 제대로 따지지 않은 채 불필요한 논쟁으로 신문시장 정상화작업에 딴죽걸지 말라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오늘(3일) 일부 신문들은 우리의 이와 같은 당부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사실까지 왜곡하며 '공정위가 신문 논조를 분석한 것에서 신문시장 정상화의 정략적 의도가 드러난다'는 식으로 공정위를 공격하고 나섰다.
2일 본회와의 통화에서 문학진 의원의 보좌관은 문제의 '문건'이 공정위 직원으로부터 받은 신문시장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자신이 보완, 작성한 것이며 이 과정에서 '논조 분석' 부분을 첨언한 것이라고 밝혔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직원이 신문의 논조를 '분석'한 자료를 만든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일부 신문들은 기초적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은채 무조건 '공정위가 신문논조를 분석했다'고 비난하며 이번 '문건'을 통해 드러난 자사의 불공정거래행위를 물타기하고 나서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는 3일 사설 <공정위와 신문 논조 분석이 무슨 관계인가>를 통해 '문건'을 공정위가 작성한 것으로 단정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열린우리당 의원 요구에 따라 제출한 신문시장 보고서를 보면 공정위가 추진한다는 '신문시장 정상화' 뒤에 어떤 정치적 본심이 숨어 있는지 잘 드러난다"며 신문시장 정상화의 '정략적 의도'를 문세삼았다.
또 "보다 많은 독자들이 정부에 비판적인 메이저신문들을 선호하는 시장 판도를 억지로 바꿔보려는 것이 이른바 '언론개혁'이라는 것을 어쩌면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신들의 잘못을 가리고, 신문시장 정상화와 언론개혁의 정당성을 폄훼하는 주장을 폈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도 마찬가지다.
중앙일보는 같은 날 사설 <공정위가 '신문 장악' 위한 도구냐>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열린우리당 의원실에 '언론손보기'와 관련된 특별한 문건을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며 공정위를 공격하고 신문시장 정상화를 흠집냈다.
나아가 사설은 "공정위는 왜 본연의 업무도 아닌 신문 논조를 분석, 이를 여당에 전했는지 그 배경을 밝혀야 한다"며 신문시장 정상화에 엄청난 '음모'라도 숨어있는 듯한 주장을 펴더니 급기야 "오는 정기국회에서 언론개혁 관련법을 처리하려는 열린우리당을 위해 손발이 되겠다는 뜻일 것"이라는 주장까지 폈다.
동아일보도 사설 <공정위가 신문 논조까지…>에서 "'신문개혁'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맡고 있는 공무원이 뒤로 여당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었던 셈", "담당 사무관이 왜 할일 없이 신문논조를 분석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이번 문건에서는 이른바 언론개혁의 정치적 의도가 확연히 묻어난다"는 등 조선, 중앙과 표현만 다른 주장을 늘어놓았다.
우리는 이미 신문논조 분석부분을 '공정위 문건'에 첨가한 문학진 의원보좌관으로부터 "언론사들이 취재를 요청해 사실대로 대답했다"는 요지의 답변을 들은바 있다. 만약 조선 중앙 동아의 기자들이 문학진 의원 보좌관을 취재해 사실을 알고도 이런 기사를 썼다면 이는 엄청한 사실왜곡이며, 아예 취재를 하지 않았다면 최소한의 사실 관계도 따져보지 않은 채 기사를 썼다는 애기가 된다.
어떤 경우이건 문학진의원 보좌관이 첨가한 '논조분석' 부분을 '공정위가 신문논조를 분석했다'는 거짓 전제하에 사설까지 쓴 보도행태에 우리는 참담할 지경이다.
우리는 문학진 의원실에 우선 당부한다. 무엇 때문에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하는가. 문학진 의원실은 해당보좌관이 새로 만든 문건을 공개하라. 그리고 국민일보기자에게 유출한 문건이 어떤 문건이었는지 밝혀라.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는 거대신문들의 '위세'에 눌려 신문시장에서 벌어지는 불법 탈법행위까지 방관해 '직무유기'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 결과 일부 거대신문들은 공정거래위원회를 우습게 보고 '이래도 비난, 저래도 비난'해왔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들에게는 최소한의 자존심도 없는 것인가. 공정위는 직권조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본사의 불법행위여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 그리고 본사의 불법 탈법행위가 밝혀지면 거대신문이라고 주눅들지 말고 엄격하게 법을 적용해 책임을 물으라.
도대체 누구를 위한 공정거래위원회인가.

 

 
2004년 8월 3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