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서울시의 <주간조선> 구입 및 일선학교 무료 배포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4.6.21)
'주간조선플레이', 누가 먼저 제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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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지난 10일 발행된 <주간조선>(1807호) 1000여부를 구입, 공문과 함께 일선 초·중·고교에 배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의 <주간조선> 1807호는 '환경의 날' 특집호로 제작된 것으로 이명박 서울시장의 인터뷰를 포함해 서울시의 홍보와 관련된 기사가 실려있다.
<주간조선> 배포를 주관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시 환경국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환경교육에 참조하라는 차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실제 서울시가 <주간조선>과 함께 배포한 공문에서도 "제9회 환경의 날을 맞아 주간조선 환경특대호가 발매돼 환경교육용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면서 "학생들에게 환경교육 교재로 유용하겠다 생각돼 주간조선을 보내드리니 활용"해주기 바란다고 되어있다.
본회는 이와 같은 서울시의 해명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환경 교육에 도움이 될만한 언론보도는 <주간조선> 이외에도 많았다. 그런데 왜 하필 주간조선인가. 이번 주간조선 환경관련 보도가 다른 매체 환경관련 보도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이명박 시장의 등장 외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서울시 환경국장은 "이전에도 자료 및 교육용으로 특정 매체를 구입해 일선 교사나 교장 등에게 보낸 적이 많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먼저 과거 사례부터 밝힌 다음 서울시가 교육에 도움이 될만한 매체들을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고, 어떤 예산으로 구입하는 것인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
더욱이 이번 <주간조선> 배포는 서울시 환경국 차원에서 추진된 사업이라고 하나 서울시 환경국의 직원들은 <주간조선>을 배포한 사실조차 몰라 '다른 부서에서 보낸 것같다'는 말까지 했다니 의혹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본회는 그동안 서울시가 '교육용'으로 특정 언론매체를 구입하고 배포하는 데 얼마나 많은예산을 투입했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매체들을 구입해 배포해왔는지 정보공개를 청구할 것이다.
시기적으로 "주간조선 환경특대호가 발매돼 환경교육용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는 공문의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문제의 <주간조선> 발매일은 10일이다. 실제 시장에 나온 날짜는 아무리 당겨잡아도 7일보다 빠를 수 없다. 본회에도 서울시의 <주간조선> 배포 사실이 제보되었는데, 그때가 18일이다. 그렇다면 서울시가 <주간조선>을 일선 학교로 발송한 시기는 대략 8일에서 17일 사이가 된다. 서울시 환경국이 이 기간동안 어떤 조사를 거쳐 "<주간조선> 환경특대호가 발매돼 환경교육용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는지 궁금하다.
본회는 문제의 <주간조선>관련기사가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복원 사업'을 지나치게 미화하고 있다는 점과 서울시의 <주간조선> 배포가 무관한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 더 나아가 본회는 주간조선과 이명박 시장측의 모종의 '협의'에 의해 문제의 주간조선 환경관련 기사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주간조선 배포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우리 시에서 실시하고 있는 기초환경시설 견학프로그램에도 많이 참여해주기 바란?quot;는 공문의 요청을 볼 때도 순수하게 '환경교육'을 위한 사업이었는지 의문이다.
우리는 권위주의 정권시절 지자체 또는 지자체장의 '치적'을 부각하기 위해 언론홍보에 주력하고, 언론에 보도가 되면 이를 '치적의 객관적 근거'인 양 예산을 낭비하며 '무리수'를 두었던 지난 날의 관료사회행태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입만 열면 '경제적 효율성' 운운해온 이명박 시장이 어떻게 이런 '비효율적 언론플레이'에 예산을 낭비하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본회는 서울시가 지금이라도 <주간조선> 배포 경위에 대해 납득할만한 해명을 내놓기 바라며, 본회의 정보공개 청구에도 충실히 임해줄 것을 요청하는 바이다. 도대체 주간조선과 서울시, 누가 먼저 이런 안하무인식 '언론플레이'를 제안하고 압박한 것인지 독자들은 알고 싶다.
2004년 6월 21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