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조선일보의 ‘MBC 때리기’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4.4.14)
등록 2013.08.08 17:20
조회 351

 

 

 

수구세력에 편승한 조선일보는 그 입을 다물라 
..............................................................................................................................................

 

 

 

조선일보가 MBC를 상대로 "정정 반론보도를 요구하는 한편, 가능한 모든 수단의 법적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또한 이에 발맞춰 지면을 통해서는 연일 'MBC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본회는 조선일보에게 준엄하게 경고한다. 남 탓을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냉철하게 되돌아 보라.


지금 조선일보가 지면을 이용해 "MBC 시사프로 갈수록 편파적…누구 위한 방송인가"라는 식으로 퍼부어대는 '비난의 화살'은 조선일보 자신에게 향해져야 한다. 언론계 안팎의 수많은 사람들과 양식있는 시민들은 조선일보의 총선관련 기사를 보면서 "조선일보의 특정정당에 대한 올인 수준이 지나치다"라며 질타하고 있다. 바로 어제(4월 13일)만 하더라도 200여개가 넘는 시민단체들이 참가하고 있는 '2004총선미디어감시국민연대'가 '일부 언론의 특정정당 편향보도 시정을 촉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가장 문제가 된 언론은 단연 조선일보였다.
2004총선미디어감시국민연대는 성명을 통해 "몇몇 거대 수구신문의 최소한의 양식마저 저버린 '특정 정당 편들기'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이미 언론계와 시민사회 안팎에서는 이들 신문이 자신의 존립 기반인 수구기득권 세력을 되살리기 위해 총선에 '올인'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지 오래"라며 "일부 수구신문이 총선 당일까지 최소한의 양심을 지켜 보도할 것인지 지켜볼 것이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되려 조선일보가 'MBC의 실수'를 빌미로 MBC를 '편파적'이라고 몰아붙이며 'MBC 때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을 보면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이 저절로 떠오른다.


MBC는 지난 9일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이하 <사실은>)의 '언론매체의 선거보도 태도 분석'에서 사진을 이용한 조선일보의 '편파성'을 지적했다. 이어 MBC는 11일 <시사매거진2580>(이하 <2580>)의 '또 선거개입'이라는 꼭지에서 조선일보가 이번 총선에서도 특정정당을 위해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실은>과 <2580>이 지적한 내용은 조선일보의 최근 행태와 과거 전력을 유심히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12일 <오직 조선일보만 때리기>에서 "다른 신문, 방송의 사진은 어땠는지를 전혀 보여주지 않았고, 오직 조선일보만을 표적으로 삼았다"며 <사실은>의 방송내용에 대해 반박하며, 그 근거로 4월 2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와 3일자 한겨레신문의 사진을 함께 실었다. 이 또한 조선일보다운 보도태도다. <사실은>의 지적은 7일 동안 연속적으로 조선일보 지면에 등장한 박근혜 대표와 정동영 의장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였다. 이틀만 '뚝' 떼어내 '우리만 그런 게 아니다'라고 강변하는 조선의 태도는 너무나 궁색하다.
물론 조선일보가 저돌적으로 MBC를 향해 달려드는 배경에는 <사실은>의 다른 꼭지 '색깔론 언제까지…'가 다른 사람과의 전화 인터뷰를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과의 인터뷰로 잘못 알고 내보낸 어이없는 '실수'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이 실수는 조선일보를 상대로 이뤄진 것이 아닐뿐더러 이에 대해 MBC는 전대변인과 시청자를 상대로 즉각 사과문을 발표하고 보도제작국장과 <사실은>제작 책임CP에 대해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는 등 잘못에 대한 책임을 졌다. 본회는 MBC가 보인 태도가 그 '실수'에 충분히 갈음하는 조치로 인정했다. 따라서 이를 계속 물고늘어지는 것은 '선거를 위한 정략'으로밖에 볼 수 없음을 지난 12일 논평을 통해 분명히 했다.


본회는 조선일보에게 묻고 싶다. 조선은 그 동안 수없이 저질러 온 '편파', '왜곡', '허위'보도는 물론, '친일', '반민주' 행위에 대해 제대로 사과한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는가. MBC는 의도하지도 않은 '실수'에 대해 책임자를 '엄격하게' 문책하고 방송사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메인뉴스에서까지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는 조선일보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조선일보는 'MBC 때리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과거의 편파허위왜곡보도와 '한나라당에 대한 올인'식 총선보도에 대해 독자와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본회가 판단컨대, 조선일보가 보이는 과민한 대응행태는 '방송의 신문으로부터의 독립'으로 인해 자신들의 '기득권'이 흔들리는 것에 대한 '저항'으로밖에 볼 수 없다. 97년 대선과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가 연거푸 실패로 돌아가고, 방송매체와 인터넷매체의 영향으로 자신들의 처지가 갈수록 협소해지는 상황에서, 이제껏 누려왔던 '기득권'을 사수하기 위한 '악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변화된 시대를 차분히 관조하고 시대의 흐름을 인정하라. 이제 더 이상 조선일보가 의제를 설정하면 동아와 중앙이 뒤따르고, 방송이 따라가던 시대가 아니다. 아직까지도 자신들이 뭔가를 터트리면 다른 모든 언론이 '우르르' 따라갈 거라고 착각한다면 이는 '시대의 흐름'에 대한 '무지'와 '무시'의 결과로 규정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MBC의 기자들이 "반세기가 넘도록 우리 국민들을 괴롭혀온 색깔론의 주인공들이 이번 실수를 빌미로 삼아 <사실은>과 <2580> 등 보도제작국 전체 프로그램은 물론 문화방송 보도 전체를 대상으로 악의에 찬 정치공세를 퍼붓고 있다"며 "조선일보, 수구 세력과의 전면전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방송 정체성'을 지키려는 절박한 호소라고 평가한다. 본회는 MBC 보도국 기자들의 '결의'를 지지하며 힘닿는데까지 적극 연대할 것이다.
지금 당장 조선일보는 수구부패세력을 옹호하는 그 입을 다물라! 국민은 더 이상 조선일보의 여론조작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2004년 4월 14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