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방송3사 '버스기사 폭행사건' 관련보도에 대한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논평(2004.2.6)
등록 2013.08.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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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화면, 남발되면 '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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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보도의 선정주의가 또다시 문제가 되고 있다. 방송3사는 지난 1월 30일과 31일 발생한 버스기사 폭행사건을 보도하며 기사가 폭행당하는 CCTV 장면을 여과없이 방송해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방송3사의 보도는 자극적인 화면 전달에 치우친 나머지, 사태의 심각성을 전달한다는 본래 취지를 넘어 선정주의로 흐르고 말았다.


MBC는 2월 2일과 3일에 걸쳐, KBS와 SBS는 2월 2일 이를 보도했다. 방송3사는 '버스기사 폭행사건'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CCTV 화면을 사용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극적이고 잔인하기까지 한 버스승객의 폭행 장면을 여과없이 반복해서 보여준 것은 분명 지나쳤다. 방송3사는 보도시간의 대부분을 구타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을 보여 주는 데 할애했다. 게다가 예전에 있었던 '버스기사 폭행사건'의 CCTV 화면까지 함께 보여줘 시청자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버스기사 폭행사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인 장면을 반복해서 보게 될 경우 시청자들에게는 사태의 심각석보다는 화면의 폭력적 이미지만 각인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3일 후속보도된 MBC의 <기사폭행 언제까지>는 대책을 언급하는 부분에서도 구타 장면을 불필요하게 반복함으로써, 당시 상황에 대한 중계방송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이러한 방송사들의 보도태도는 선정성에 기대 시청률을 올리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낳게 했다.
또 한가지 지적할 것은 피해자였던 버스기사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점이다. 적어도 가혹하게 구타당하고 있는 피해자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 등을 통해 가려, 피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가족들이 보도를 보면서 느낄 '참담함'에 대해 배려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방송보도에서 CCTV화면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기자가 사건 당시 현장에 바로 접근 할 수 없는 한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CCTV 설치가 많아졌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사건사고를 사실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CCTV의 화면 방영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으나,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 CCTV 화면을 남발하는 것은 자칫 손쉽게 자료화면을 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제작진들의 '편의주의'로 인식될 우려도 있다.
우리는 방송3사가 사건사고 보도에 있어 사건 피해자와 시청자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지나치게 자극적인 CCTV 화면 사용을 자제하기를 기대한다.

 


2004년 2월 6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방송모니터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