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의 '10·4 합의'에 대한 민언련 성명서(2003.10.7)
등록 2013.08.07 15:49
조회 316

 

 

 

KBS의 DTV 비교시험은 예정대로 추진되어야 한다 
.........................................................................................................................................................

 

 

지난 10월 4일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가 'DTV 전송방식'에 관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본회는 이번 합의문을 미국식 DTV방식을 고수하려는 정통부의 기만적인 술책으로 규정한다.


10월 4일 합의문은 1) 해외 DTV 방송현황 조사단 구성과 2) 2001년에 실시한 MBC의 DTV 비교시험 결과에 대한 검증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럴싸하게 포장된 듯 하지만 합의문의 마지막에 이르면 본색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KBS가 제안한 비교시험을 해외조사와 MBC 비교시험 결과검증 이후 '검토'키로 한 합의는 사실상 KBS 비교시험을 무산시키려는 의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DTV 전환일정 중단'에 대한 합의 없이 '해외조사' 등으로 시간을 질질 끌어 결국 미국방식으로 계속 추진해나가겠다는 것이 합의문을 통해 정통부가 관철시키려는 의도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정통부의 감언이설에 놀아난 방송위원회도 지탄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10월 1일 '지상파 디지털TV 전송방식에 관한 방송위원회 입장'이란 보도자료를 통해 KBS의 DTV 비교시험 필요성을 인정하고 참여하겠다고 약속한지 며칠이 지났다고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꾸는가.
본회는 물론 DTV 전환에 관심 있는 시민사회는 "(KBS의)'DTV 비교시험 추진위원회'에 참여해 그 결과를 존중하여 정책에 반영"하기로 한 방송위원회의 입장에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10월 4일의 방송위원회·정통부 합의는 우리의 바람에 찬물을 끼얹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합의문의 1, 2항도 기만적이기는 마찬가지다. 해외 실태조사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조사한답시고 시간만 끌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미 정통부는 지난 2000년 <외국의 DTV 현황과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해외의 실태를 정통부의 이해에 맞게 짜맞추고 왜곡하기에 급급했던 전례를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미국방식에 이해관계가 있는 곳의 의견만 듣고, 브라질에서는 유럽방식이 우수하게 나온 시험결과를 흡집내기에 바빴다. 또 대만에 대한 조사결과에서는 대만이 미국방식을 고수할 것처럼 발표해 여론을 호도했다. 이랬던 정통부를 누가 신뢰하겠는가.
또 MBC 비교시험 결과에 대한 검토도 결국 미국방식에 대한 불리한 결과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KBS의 비교시험을 원천봉쇄하려는 정통부의 사전정지작업으로 전락할 것이 자명하다. 이러한 정통부의 속내는 국감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정통부 관계자들은 국감장에서 '비교시험, 방식변경 절대 불가', '미국방식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를 강력하게 주장했던 것이다.


본회는 정통부와 방송위원회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즉각 DTV 전환일정을 중단하라'
'KBS의 비교시험을 보장하고 그 결과를 적극 수용하라'
정통부와 방송위원회가 시청자주권을 무시하는 치졸한 행태를 계속한다면 우리는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2003년 10월 7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