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이종환, 은경표씨 SBS 복귀」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3.10.4)
이종환·은경표씨 복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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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가을 개편을 맞아 사회적 물의를 빚고 방송에서 물러났던 이종환씨와 은경표PD를 방송에 다시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이종환씨의 복귀에 대해 SBS측은 "이종환씨 본인이 깊은 반성을 하고 있는 데다 내년 방송40년을 명예롭게 끝내고 싶다고 해서기회를 주었다"고 밝혔다 한다.
우리는 SBS가 이 두 사람의 복귀를 추진하는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
이씨는 이미 여러 차례 적절치 않은 처신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지난 90년에는 뇌물수뢰 혐의로 라디오 방송을 그만두고 한동안 미국생활을 했으며, 지난해에는 청취자에게 폭언을 퍼붓고 음주 방송한 것이 문제되어 방송을 그만 두었다. 은경표씨 역시 지난해 PR비 명목으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까지 된 인물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대형부정비리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권·경·언의 견고한 유착은 부정부패를 재생산하는 확고한 토대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사회적 책임이 있는 공인들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책임을 지기는커녕' 궤변을 늘어놓으며 정·권·경·언 유착을 비호하며 스스로 저지른 부정부패행위를 합리화하고 있기까지 하다. 되풀이되는 방송계 비리 또한 이러한 사회적 풍토와 무관하지 않다.
이씨와 은씨는 그 동안 방송계에서 실력자로 군림하며 음으로 양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반면 그들은 그에 걸 맞는 처신을 하지 못하고 그릇된 행위를 되풀이 해왔다. 그리고 그에 대한 사회적인 책임은 제대로 지지 않았다. 이번에도 이씨와 은씨는 자신들의 사회적 영향력을 배경으로 방송에 복귀하려는 인면수심의 행태를 서슴지 않고 있다.
SBS가 밝힌 복귀 이유 역시 우리는 납득하기 힘들다. 특히 이씨의 복귀에 대해 SBS가 밝힌 '명예로운 방송활동 마무리' 운운하는 내용은 실소를 금할 수 없게 만든다. 방송인으로서 명예롭게 살아오지 못한 사람이 단지 방송에 복귀한 상태에서 방송활동을 마무리한다고 해서 '명예로운 마무리'가 된단 말인가. 천부당만부당한 말이다. 연예비리 사건으로 검찰에 구속 기소되었던 은씨를 복귀시키려는 SBS의 의도가 무엇인지도 헤아리기 힘들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는 SBS가 부도덕한 행위로 시청자들로부터 외면 받은 사람들을 굳이 방송에 복귀시키려는 이유를 찾기 힘든다. 그들이 복귀한다고 하여 갑자기 청취율이나 시청률이 올라가리라 생각한다면 시청자와 청취자의 수준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판단이다.
SBS는 얕은꾀로 '소탐대실'하지 말고 두 사람 복귀계획을 전면 취소하라. 많은 비판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복귀한다면 SBS는 '천박한 상업방송'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2003년 10월 4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