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EBS 가을 정기 프로그램 개편」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3.9.26)
등록 2013.08.0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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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가을 개편에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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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가 오는 29일부터 가을 정기 프로그램 개편에 들어간다. EBS는 이번 개편방향의 논점이 △사회통합을 위한 공익성 프로그램 확대 △시청자 참여 확대 △유아 및 어린이 프로그램의 전문성 강화 등에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 개편에서 새롭게 신설된 프로그램은 <삼색토크-여자><똘레랑스-차이 혹은 다름><퀴즈, 죽마고우><미디어 바로보기><청소년 원탁토론> 등으로 EBS가 밝힌 개편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번 EBS 개편에서 돋보이는 점은 그동안 주류 미디어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았던 계층과 소재에 눈을 돌렸다는 점이다. 장애인과 일반인이 함께 퀴즈를 푸는 형식의 <퀴즈, 죽마고우>나 여성문제를 '토크'로 풀어내는 <삼색토크-여자>, 청소년들이 직접 준비하고 진행하는 <청소년 원탁토론> 등은 계층의 한계를 뛰어 넘는 기획이다. <똘레랑스-차이 혹은 다름>은 소재와 접근방법에서 참신함이 돋보인다. 이 프로그램은 한총련 문제나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로 불거진 이념논쟁 등 하나의 사회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세 가지 시선으로 문제에 접근해 '사회적 통합'을 이끌어 낼 예정이다.
다만 <미디어 바로보기>는 "각종 매체에 대한 심층 접근을 통해 미디어를 해석하는 능력을 키우고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면서도 담당PD가 "특정 언론사의 논조가 옳고 그른지를 따지는 논조 비평이 아니라 교육을 위한 소재로 뉴스가 활용되는 것이 (기존 매체비평 프로그램과)다른 점"이라고 밝힌 것은 일부 신문의 공격을 의식해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것으로 보여 아쉬움이 남는다.
EBS는 지난 2000년 '공사'로 사회적 위상이 재정립되었지만 그동안에도 방송의 위상과 정체성 문제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 '논란'은 편성에도 영향을 미쳐 안팎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삼색토크-여자>의 경우 '교육방송의 정체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으로 어려움을 겪다 2001년 방송을 종영해야 했던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 점에서 이번 EBS 개편은 새로 선임된 고석만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EBS의 정체성과 위상을 고민해 내 놓은 첫 번째 결과물이라는 측면에서 EBS의 앞날을 희망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EBS의 이 같은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도 소외계층과 주류 미디어에 의해 소외되고 있는 사회적 소재들을 과감하게 프로그램화 해 공영 교육방송의 정체성을 확립해 줄 것을 기대한다. <끝>

 


2003년 9월 26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