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BS '미디어포커스'-일류신문의 조건 '직필'」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3.9.9)
성역 없는 비판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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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KBS 특집 미디어포커스 <일류신문의 조건 '直筆'>은 현재 신문보도의 가장 큰 문제가 '사실왜곡'에 있다는 점에 주목해, 각종 왜곡보도 유형과 사례를 통해 그동안 '일류신문'들이 어떻게 여론을 호도하며 '언론권력'으로 군림해 왔는지를 분석했다.
우리 신문들의 가장 큰 문제는 '사실'을 왜곡해 여론을 호도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신문들은 KBS 미디어포커스와 MBC 미디어비평 등에서 진행해 온 언론비평이 마치 '논조의 보수성'을 비판하는 것처럼 호도 하는 등 '사실왜곡'의 문제를 논조의 문제로 치부했다. 우리는 KBS 미디어포커스가 지난 7월 8일 방송된 MBC PD수첩 <한국신문, 권력 위의 권력>과 함께 언론의 '사실왜곡' 문제에 주목하고 이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로 제기한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미디어포커스는 현재 신문들이 자행하고 있는 '왜곡보도'의 근원까지 탐구했다. 미디어포커스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들이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 대한 부역을 통해 '물적토대'를 구축해 '기득권'으로 편입되었으며, 더 근본적으로는 일제시대부터 이 같은 방식으로 부를 축적해 왔음을 지적했다. 이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신문들이 벌이는 '왜곡보도'가 자신들의 '기득권 수호'를 위해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시청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이어 미디어포커스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의 '언론권력화'가 87년 민주화 이후 언론의 자유가 확대되면서 시작되었음을 지적했다. 조선일보가 87년 대선을 시작으로 각종 선거에서 편파·왜곡보도를 통해 특정 후보 당선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것이다. 미디어포커스는 긴급조치와 보도지침으로 권력에 억압되어 있던 언론이 정작 민주화로 언론 자유가 확대되자 추악한 '권력화'에 앞장섰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미디어포커스가 현 정부 들어서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이 '노무현 죽이기'에 가까운 비난기사로 신문지면을 도배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밀도 있게 분석해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디어포커스는 취재원들의 인터뷰를 통해 조선일보 등의 보도 행태를 언론의 '감정적 반발', '노 대통령에 대한 길들이기' 정도로 설명하는데 그쳤다. 최근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과 노무현 대통령의 갈등은 현 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한 딴죽걸기이며, 노무현 대통령의 진보적 성향이 정책화 할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단도리'로 이해되어야 한다.
미디어포커스는 지난 5월 첫 방송에서 KBS의 부끄러운 과거를 반성하고 참회한 바 있다. 이번 특집에서 미디어포커스는 현재 언론에서 반복되고 있는 왜곡보도의 뿌리와 그 심각성을 적절하게 지적해 냈다.
우리는 미디어포커스의 이 같은 문제제기를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도 언론의 각종 왜곡보도에 대해 성역 없는 비판을 계속해 줄 것을 당부한다. 아울러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신문들은 미디어포커스의 문제제기를 방송과 신문의 갈등으로 치부해 비난할 것이 아니라 '정론직필'이라는 언론의 사명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2003년 9월 9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