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검찰의 SBS '몰래카메라' 원본 테이프 압수 영장 논란」에 대한 민언련 논평 (2003.8.6)
양길승씨 '몰래카메라'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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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SBS가 보관하고 있는 양길승씨 '몰래카메라' 원본 테이프 입수를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은 것을 두고, '언론자유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우리는 양길승씨가 향응과 청탁 받은 것을 정확히 밝혀 그 법률적 윤리적 책임을 묻는 것이 중요하듯이, 이번 '몰래카메라' 파문 역시 그 진상을 정확히 밝혀 불법이나 비윤리가 있다면 해당자에게 그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고 생각한다.
SBS에 방영된 이번 몰래카메라의 내용은 치밀한 기획에 의한 것으로서, 공인인 양길승씨 개인의 비리를 고발하는 수준을 넘고 있다. 이는 노무현 정권의 도덕성을 흠집 내고, 노무현 정권에 대한 국민의 반감을 유발하기 위한 고의성과 악의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만일, 이번 몰래카메라가 악의를 갖고 양길승씨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그 훼손을 통해 다른 이익을 편취 하려는 고의가 있었다면 이는 언론자유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므로 법률에 의해 보호받을 수 없다.
지금까지 드러난 양길승씨 몰래카메라 사건은 악의성과 고의성의 혐의를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이 건은 언론자유의 이름으로 무조건 보호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일은 양길승씨 몰래카메라의 진상을 명백히 규명하여 고의와 악의의 혐의를 정확히 판단하는 일일 것이다.
검찰은 이를 판단하기 위해 원본 테이프의 협조를 SBS에 요청했다. 그러나 SBS는 취재원 보호 명목으로 거절했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는 원본 테이프의 조사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검찰은 원본 테이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았다.
일련의 사건 진행 과정을 볼 때, 검찰이 방송사 압수수색이라는 극단적 조치를 쓴 것은 너무 성급한 감이 있다. 압수수색 조치까지 가기 전에 원본 테이프 입수 이외의 다른 수사들을 더 진전시키고, 이를 토대로 SBS의 협조를 더 강하게 압박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판단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우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SBS가 취재원 보호를 이유로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일견 일리 있고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현명한 처사는 아니다. '몰래카메라' 원본 테이프의 제보자 뿐 아니라 SBS조차도 고의와 악의의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을 고려할 때, SBS는 무조건 비협조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강제 압수 수색 이외의 다른 방법들을 강구하는 데 힘썼어야 했다.
아울러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은 이번 사건을 노무현 정권의 언론자유 침해와 탄압으로 일방 호도하고 있다. 이는 사건의 진행과정을 놓고 볼 때 한 쪽 면만을 강조하여 전체 그림을 왜곡하는 일종의 정치 공세적 성격이 짙다. 특히 조선은 92년 대선 때 초원복국집에서 있었던 '부산지역 기관장 대책회의' 보도와 180도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은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지 말고, 언론자유의 본래 의미를 다시 공부해야 할 것이다.
2003년 8월 6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