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굿모닝시티 분양비리사건 관련 보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3.7.23)
우리는 언론계가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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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으로 13세 어린 나이에 목수가 됐던 소년이 대기업 회장으로 '변신'했다"
"굿모닝시티의 '전설'은 이제 대기업 인수라는 '신화'를 만들어냈다"
이 내용은 윤창렬씨의 자서전 내용이 아니다. 동아일보가 2003년 1월 20일에 윤창렬씨에 대해 보도한 내용의 일부다. 대부분의 언론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윤창렬씨를 두고 '자수성가한 인물' '입지전적 인물'로 묘사했다. 또한 굿모닝시티가 분양을 시작했던 2001년 대부분의 일간지에 한 달간 광고가 실렸다고 한다.
올해 초까지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윤창렬씨를 '칭송'하던 언론이 굿모닝시티 분양비리사건이 터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도덕적 심판자'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언론은 굿모닝시티 측의 로비자금 상당수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사실만 부각하며 이 사건을 '정치비리사건'으로 단정했다. 또 굿모닝시티의 로비 범위 역시 '정치인'으로 국한했다. 그러나 굿모닝시티 분양비리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검 특수2부가 입수한 '로비 리스트'에는 정치인을 비롯해 검찰과 경찰, 언론인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굿모닝시티의 로비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직까지 이 '리스트'의 진위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굿모닝시티 로비에 언론인들이 연루되었다는 주장이 더욱 신빙성을 얻는 것은 앞서 서술한 홍보성 기사들 때문이다.
대형비리사건이 터질 때마다 언론인이 연루되지 않은 일이 거의 없다. 우리는 지난 2002년 '윤태식 게이트' 사건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 바 있다. 처음 윤씨는 '수지김 살해혐의'로 구속되었으나, 곧 그가 '벤처기업인'으로 성공하는 과정에서 정치권에 엄청난 로비를 했으며, 대가성으로 써준 언론의 '띄워주기' 기사가 그의 '성공신화'를 부추겼다는 사실이 밝혀진바 있다. 언론의 거대 비리사건 연루는 '윤태식 게이트'로 끝나지 않았다. 이후에도 '세풍' '파크뷰 분양사건' 등 거대 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언론인들의 이름이 오르내려 많은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우리는 국기를 흔드는 거대 비리사건 마다 언론인들이 연루되었다는 현실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번 굿모닝시티 분양비리 사건과 관련해 거론되는 '언론인 연루설'이 사실이라면, 이제는 정말 언론인들의 윤리회복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본회의 입장이다.
우리는 검찰에 당부한다. 그동안 검찰은 언론계 비리에 대해서는 비루연루자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비호해왔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다. 검찰의 이러한 태도가 언론인 비리를 되풀이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검찰은 이번 사건부터라도 연루언론인 명단을 낱낱이 공개해줄 것을 기대한다.
아울러 언론계에 당부한다. 만일 이번 사태에 연루자가 있다면 언론계는 스스로 굿모닝시티 관련 언론인을 찾아내 자체 징계하라. 아니 그 전에 이번 비리와 연루된 언론인은 스스로 양심선언을 하고 언론계를 떠나라.
언론계의 자정노력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03년 7월 23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