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경향신문 사장 선임」관련 민언련 논평(2003.7.16)
경향신문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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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은 15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전문경영인 출신인 조용상 삼성증권 고문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우리는 경향신문이 조용상 신임 사장과 함께 어렵게 쟁취한 '독립언론' 정신을 더욱 발전시켜나가길 기대한다.
우리 언론계는 족벌적 소유구조에 기인한 편파왜곡보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경향신문 역시 재벌그룹 소유의 언론이라는 '오명'을 씻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다행히 경향신문 구성원들은 지난 98년 편집권 독립을 쟁취한데 이어 99년에는 '사원주주제'를 통해 경향신문을 명실상부한 독립언론으로 새롭게 건설했다. 독립언론 건설 이후 경향신문은 공정하게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경향신문의 이 같은 노력은 특정 언론의 여론시장 독과점이 심각한 우리의 언론환경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우리는 조용상 사장 취임 이후에도 완전한 독립언론을 향한 경향신문의 노력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이번에 경향신문이 전문 경영인 출신 사장을 선임한 것은 신문사 경영의 어려움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경향신문은 지난 2002년 전문경영인출신을 회장으로 영입해 신문사 경영과 신문편집권을 분리하는 실험을 하는 등 여러 가지 자구노력을 기울여왔다. 우리는 경향신문의 이 같은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개별신문사의 내적 노력만으로 신문업계의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 한마디로 신문시장이 정상화되지 않고는 독립언론이 장기적으로 존속하기 힘들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하여 우리는 신문시장의 불공정 거래행위가 하루빨리 해소되고 소수신문에게 공정한 기회를 줄 수 있는 '신문공동배달제'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경향신문이 신문공동배달제를 비롯한 신문시장 정상화에도 일정하게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당부한다.
물론 일부 거대언론사들이 이미 여론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공정한 시스템인 신문공동배달제와 이에 대한 정부지원 문제를 놓고 '특혜' 운운하며 온갖 딴지를 걸고 있는 것을 우리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지난 군부독재시절 정권의 온갖 '특혜'를 통해 오늘날 신문업계 1·2위로 성장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다. 우리는 자기의 기득권 지키기에 매몰돼 신문시장 전체의 발전을 꾀하지 못하는 거대신문들에 대항해 '독립신문' 경향신문이 의연하게 성장해가기를 기대한다.
2003년 7월 16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