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BS 뉴스9 '현장추적1234-여전한 특혜골프'」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3.7.13)
등록 2013.08.0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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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언론인 연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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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KBS 뉴스9는 <현장추적1234-여전한 특혜골프>에서 검찰과 언론인, 정치인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특혜골프'를 쳐왔다는 사실을 고발했다. 이 가운데 사회 비리를 적극 감시해야 할 언론인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당혹하게 한다.
KBS 보도에 따르면 판검사와 언론인들은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수 천 만원을 호가하는 골프회원권도 없이, 단돈 몇 만원에 예약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골프장을 이용해 왔다고 한다. 특혜골프회수는 2년 8개월 동안 무려 580회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언론인들은 법조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특혜를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KBS 뉴스9은 자사 인사를 포함해 MBC 등 다수의 언론인들이 특혜골프를 이용했다는 사실까지 밝혔다.
언론인들의 윤리의식 '마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언론은 정치인들의 비리의혹에 대해서는 강도 높게 비판하지만, 정작 대형비리사건 마다 언론인이 개입되지 않은 경우가 없었다. 대표적인 것이 2002년 윤태식 게이트, 파크뷰 분양 사건 등이며 최근 '굿모닝 게이트' 사건에도 언론인들이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이 국기를 뒤흔들만한 비리사건이 아니더라도 촌지나 사사로운 특혜를 당연시하는 등 범부의 윤리의식마저 실종된 것이 우리 언론계 현실이다.
미국의 권위지로 평가받고 있는 뉴욕타임즈의 '윤리강령'은 우리나라 언론인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 뉴욕타임즈는 ▲취재대상이 될 수 있는 어떤 개인이나 기관으로부터 25달러(약 3만원) 가치가 넘는 선물·티켓·할인권·비용 등을 제공받을 수 없다 ▲우호적인 기사의 대가, 혹은 불리한 기사를 수정한 대가로 해석될 수 있는 어떤 것도 받아서는 안된다 등 언론인들이 취재원으로부터 어떠한 특혜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우리의 언론 현실은 어떤가. 본회는 지난 한해 입이 아프도록 '언론인 윤리강령'을 현실화하고 이에 따라 언론계에서 '자정노력'을 해 줄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마이동풍' '우이독경'이며 언론계는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다.
언론인들은 이번 KBS 보도를 계기로 사사로운 촌지부터 거대 이권 문제까지 그 동안 취재 관행으로 치부되어 왔던 여러 문제들에 대해 '언론 윤리' 차원에서 진지하게 고민해보길 바란다. 언론인들은 자신들이 누리는 특혜가 결국은 권력이나 자본으로부터 스스로를 길들여지게 하는 '마약'과도 같다는 사실을 정녕 모르는가. 언론은 특혜골프와 연루된 언론인 명단을 낱낱이 국민 앞에 밝히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스스로 만들어라. 뼈를 깎는 자성과 이후의 재발방지 노력만이 땅에 떨어진 언론과 언론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2003년 7월 13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