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BS '미디어포커스'」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3.7.8)
진지한 접근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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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미디어포커스>가 5일 본격적으로 매체비평을 시작했다. 이번 <미디어포커스>는 언론의 파업관련 보도태도 분석, 신문고시 개정, 대통령 라디오 주례연설, 신문 가판제 등 언론계 주요 현안들을 다루었다.
KBS <미디어포커스>는 자칫 흥미를 잃어버리기 쉬운 무거운 주제 사이에 '찰칵 이 한 장의 사진'이나 '시사플래시' 같은 가벼운 코너를 배치해 전반적으로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또 자사 보도를 비롯한 방송보도 비평을 비중 있게 했으며, 정보원을 다양화해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들으려 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일부 내용에서 표피적 비판 수준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미디어포커스>가 파업관련 언론 보도 분석을 '저널리즘 비평' 꼭지로 다룬 것은 시의 적절한 기획이었다. <미디어포커스>는 10년 전 KBS 뉴스와 최근 화물연대 파업보도를 비교해서 보여주며,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파업'에 대한 언론의 보도태도를 비교했다.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강조 ▲취재원 편중 등 전형적인 파업보도의 문제와 편파보도 사례로 ▲'외평채 가산금리'관련 보도 ▲신용평가기관 '피치'의 부정적 경제전망 인용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미디어포커스>는 파업관련 언론보도의 문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이해를 쉽게 했다. 그러나 개별 언론사 별로 나타났던 보도태도의 문제와 신문사별 차이를 분명히 지적하지 않아, 부정적 여론을 주도했던 언론사들에 대한 '따끔한' 비판으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특히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수구언론은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몰이'를 통해 파업 자체를 불온시 했으며, 심지어 '정권 길들이기'로까지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디어포커스>는 파업보도의 문제점을 '표피적'으로 다루어 핵심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미디어워치' 코너에서는 KBS1의 대통령 라디오 주례연설 등 새 편성과 관련한 논란을 다뤘다. <미디어포커스>는 주례연설 보도를 도입한 이유와 외국의 사례, 필요성 등을 지나치게 강조해 자사 변명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우리는 <미디어포커스>가 애초 KBS1의 새 편성 논란 과정에서 불거진 조선·동아의 의도적인 '사실왜곡'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미디어교육을 표방한 '미디어 A to Z'는 신문 가판제를 소재로 삼았다. 하지만 신문가판제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신문가판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단순 정보 전달에 그쳐 전반적으로 언론 현실과 동떨어진 인상을 주었다.
아쉬운 점은 있지만 KBS <미디어 포커스>가 갖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미디어포커스>가 시작되자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수구언론은 KBS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트집잡기'에 가까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미디어포커스>의 필요성을 강하게 반증해 준다. 우리는 <미디어포커스>가 외부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제대로 된 '매체비평'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길 기대한다.
2003년 7월 8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