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한나라당 KBS예산 국회승인 추진」에 대한 민언련 성명서(2003.7.3)
한나라당 해도 너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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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방송과 관련해 '악수'에 '악수'를 거듭 두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7월 1일 국회 본회의에서 KBS 2002회계년도 결산안을 이례적으로 부결시킨데 이어, 그에 대한 후속조치로 KBS 예산을 국회가 사전 승인하도록 방송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한다.
우리는 한나라당이 KBS 예산 승인을 추진하려 한다는 소식에 아연할 따름이다. 지금 한나라당이 보이는 행태는 억지에 가까웠던 KBS 결산안 부결의 책임소지를 흐리는 것이며 '다수의 횡포'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KBS가 공영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여권은 물론 정치권 전체로부터의 독립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지난번 방송위원 구성에서 확인되었듯 방송 정책에 정치논리가 개입되면 방송이 '정쟁의 도구화'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여러 차례 목격해 왔다. 한나라당이 국회가 KBS 예산승인까지 할 수 있도록 방송법을 개정하겠다고 나선 것은 다수 의석을 무기로 공영방송을 길들이겠다는 주장에 다름 아니다. KBS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방송위원회가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한편 국정감사를 제대로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우리는 여러 차례 한나라당이 '방송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는 신경질적 집착에서 벗어나 원내 1당으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줄 것을 촉구해 왔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결산안 부결에 이어 예산승인 카드까지 꺼내 노골적으로 공영방송을 장악하겠다는 행태까지 보이며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금부터라도 이성을 되찾고 어거지식 방송법 개정 주장을 철회하라. 그것이 한나라당을 살리고 공영방송을 살리는 길이다.
2003년 7월 3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