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BS '미디어포커스'」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3.6.30)
등록 2013.08.0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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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내부 개혁 계기로 삼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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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간 상호비평을 표방한 KBS <미디어 포커스>가 지난 6월 28일 첫 방송 'KBS, KBS를 말한다'를 통해 군부 권위주의 정권시절부터 국민의 정부에 이르기까지 권력에 굴복해 언론의 역할을 '자진반납'해왔던 부끄러운 과거를 낱낱이 고백해 언론계 안팎에 다소 충격을 주었다.
<미디어 포커스>는 단지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는데 그치지 않고 KBS가 권력에 굴종해 온 근본적인 원인을 추적해내려 애썼다는 점에서 KBS내부는 물론 언론계 종사자 모두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디어포커?gt;는 KBS가 권력에 굴종해 온 주요인의 하나로 권력에 부역하고, 그 대가로 출세가도를 달린 사람들이 만들어낸 '관료적 조직문화'를 들었다. 이 같은 조직문화로 인해 KBS는 스스로 민감한 사안을 피했고 결과적으로 '방송저널리즘의 실종'을 초래해왔다는 사실을 <미디어포커스>는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분석하고 과감한 '내부개혁'을 KBS에 주문하는 용기 있는 보도태도를 보여주었다.
우리는 <미디어 포커스>를 통한 KBS의 자기 반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번 KBS의 '참회'가 '반성을 위한 반성'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는 차제에 KBS가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적청산을 포함한 과감한 내부개혁을 통해 '국민의 방송'이라는 케치프레이즈에 걸 맞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편 언론개혁에 대한 외적 요구가 언론계 내부의 자율개혁과 맞물리지 못한 것이 언론개혁운동의 가장 큰 한계였던 점을 고려할 때 KBS가 이 같은 프로그램을 제작한 것은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들을' 언론계내부에서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다른 언론사들이 KBS의 자기반성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번쯤 다시 태어나는 심정으로 철저한 자기성찰을 시작해주기를 당부한다.
<미디어포커스> 'KBS, KBS를 말한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아쉬운 점을 남겼다. 지난 시기 권력에 부역하고 그 대가로 승승장구해왔던 인물 전체에 대한 보다 적나라한 비판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은 내부가 내부를 비판한데서 오는 '어쩔 수 없는 한계'로 비추어졌다. 또 당시 군부 권위주의 정권에 편승해 입신출세했던 당사자들의 '반론'이 없었던 점도 아쉬웠다.
한나라당과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언론이 신문과 방송의 겸업금지 조항 철폐와 KBS 2TV·MBC 민영화를 주장하며 공영방송체제를 위협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 KBS가 <미디어포커스> 첫 편을 통해 보여준 '변신의 노력'은 평가할 만하다. <미디어포커스>가 첫 편에서 보여준 '초심'을 잃지 말고 언론 바로 세우기를 위해 정진해주기를 기대한다.


 

2003년 6월 30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