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BS이사회 정연주씨 사장 제청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3.4.24)
등록 2013.08.0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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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의 정연주씨 사장 제청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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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KBS 이사회가 정연주 전 한겨레 논설주간을 새 사장으로 제청한 것을 일단 환영하며, 공동추천위원회가 추천했던 나머지 두 분께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우리는 이사회가 개혁을 원하는 모든 국민과 KBS 직원들의 뜻을 반영한 결정을 내린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아울러 앞으로 KBS의 개혁을 위해 국민들과 함께 관심을 기울일 것을 약속한다.
다른 한편 이번 결정은 공영방송사 사장 선임이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을 거쳐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번 사장 제청 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은 공동추천이라는 방식으로 이사회에 의견을 제시했고 이사회가 내용상으로 '추천'이라는 형식을 받아들여주었다. 우리는 KBS를 비롯한 공영방송사들의 사장 선임 과정에서 우리가 제기했던 '사장추천위원회'등의 '열린 제도'가 받아들여져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임 절차가 확립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정연주 사장 제청자가 그동안 가져왔던 언론개혁의 '포부'를 바탕으로 노조와 KBS 종사자들, 시민사회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합리적으로 KBS를 개혁해나가리라 믿고 있다.
오늘 한나라당은 얼토당토않은 '인신공격성 논평'을 내고 '정연주 사장 제청자 흔들기'에 나섰다. 아마도 내일은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이 한나라당의 악의적이며 허위에 가득찬 주장을 그대로 보도해줌으로써, 당분간 한나라당과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의 핑퐁식 '정연주 흔들기'가 계속될 지 모르겠다.
도대체 한나라당은 언제까지 '무조건 흔들기'로 일관할 것인가. 대선 이후 한나라당이 국민들을 위해 제대로 된 정책하나 입안해 해결한 일이 있는가. 오직 새 정부 흔들기에 여념이 없는 한나라당이 이제 정연주 전 주간을 '친북적 성향의 인물'로 몰아붙이는데 대해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자기들 이해관계에 맞지 않는 사람이 KBS사장이 되면 무조건 '친북'이고 '비전문적인 것'인가.
정연주씨 아들들의 병역문제만 해도 그렇다. 정연주씨의 아들들은, 언론자유를 외쳤다는 이유로 동아일보에서 쫓겨난 아버지를 따라 5살을 전후한 나이에 한국을 떠났다. 그들에게 한국은 잘못한 일이 없는 아버지를 쫓아낸 나라로 기억되고 있다. 미국에서 자라 청년이 된 그들에게 단지 한국사람이라는 이유로 '군대에 가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버지의 도리란 말인가.
눈만 뜨면 국가안보를 외치고 '친북' '좌경'을 입에 달고 다니는 김용갑 의원을 포함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은 것과 정연주씨의 아들 문제는 질적으로 다르다. 한나라당은 알고 그러는 것인가, 아니면 일부러 그러는 것인가. 본회는 정연주씨가 한나라당과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들의 '흔들기'에 의연하게 대처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게다가 한나라당은 이미 이사회가 정당한 절차를 밟아서 사장을 제청했음에도 차기이사회 운운하고 있다. 우리는 1기 방송위원회의 임기가 끝난지 두 달 이상 지났음에도 한나라당의 비협조와 정치권의 줄다리기로 2기 방송위원회를 구성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한다. 차기 이사회에서 사장 제청을 하자고 주장하는 한나라당의 저의는 무엇인가. 국민들은 이것이 거대 야당 한나라당의 방송장악 음모에서 나온 '졸속적 대응'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우리는 한나라당이 시대착오적 발상에서 벗어나 대오각성하기를 촉구하며 다시 한번 KBS 이사회의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는 바이다.

 


2003년 4월 24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