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신문공동배달제 정부 지원' 관련 한나라당 논평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3.4.22)
'新권언유착'을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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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신문시장의 기본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특정 언론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21일 한나라당은 이창동 장관의 신문공동배달제 지원 관련 논평에서 "정부가 문화산업진흥기금으로 신문 공동배달제를 지원하겠다는 것은 국민의 세금으로 신문시장을 인위적으로 재편해 비판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발상"이며 "언론 고유의 기능인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기능은 마비되고 정부에 우호적인 관제언론을 양성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주장은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옛말과 똑같다. 한나라당은 과거 언론통폐합을 통해 언론을 장악하고 좌지우지했던 민정당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나라당이 새 정부의 언론관련 발언 한마디 한마디에 '언론탄압' 운운하고 반발하는 것은 언론탄압에 앞장섰던 자신들의 과거 때문이 아닌가.
한나라당은 '정부의 신문시장 개입 중단'을 말할 만큼 신문시장의 실태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신문협회와 신문사들은 자율규제를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주장해 왔다. 그러나 '자율규제'의 결과는 참담하다. 무가지와 경품 살포 등 불공정거래행위, 지국간 폭력사태까지 초래한 과열 경쟁은 신문시장을 파행으로 내몰았다. 신문협회의 이름뿐인 '자율규제'나 '자정선언'만으로 신문시장을 정상화시킬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문시장 정상화의 한 방안으로 제기되어 온 '신문공동배달제'를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발언을 두고 '언론장악'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시장질서를 부정하는 것이다. 신문공동배달제를 먼저 추진한 것은 다섯 개의 주요 중앙일간지들이지, 정부가 아니다. 신문공동배달제는 신문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만드는 한 방안이다.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것이 어떻게 비판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발상이며, '관제언론'을 양성하게 된다는 말인가. 한나라당은 무슨 근거로 신문공동배달제에 참여하는 다섯 개의 일간지들이 '관제언론'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한나라당에 묻는다. 원내 제1당 한나라당은 조선일보의 '앵무새'인가.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정확한 사실 관계도 파악하지 않고 매번 조선일보의 주장을 똑같이 반복해줄 수 있는가. 우리는 한나라당과 조선일보의 행태야말로 새로운 형태의 '권언유착'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우리는 신문시장 문제의 핵심을 아직도 파악하지 못한 한나라당이 더 복잡한 언론 현안들에 대해 이렇다할 '정책'이나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제라도 한나라당은 수구언론의 앵무새 노릇을 중단하고 신문시장의 실태부터 파악하라. 그래서 공당(公黨)의 정체성에 걸맞게 책임 있는 대안을 내 보라.
2003년 4월 22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