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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풍'사건 언론인 연루」에 대한 민언련 성명서(2003.4.16)
등록 2013.08.0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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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언론인들은 현장을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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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언론인 비리인가.
윤태식 게이트부터 시작해 대형 비리사건마다 언론인이 연루된 것이 벌써 몇 번째인가. 국민들은 비리 언론인이 제작하는 신문과 방송을 매일 봐야 하는 것조차 화가 난다.
미디어오늘과 한겨레신문 등의 기사에 따르면 동아일보, 대한매일, 국민일보, YTN, SBS, 대구MBC 등 10여명의 언론인이 97년 당시 국세청을 동원해 불법 모금한 대선자금의 일부를 '촌지'로 받았다고 한다. 아직 연루된 언론인 명단이 전부 밝혀진 것이 아니어서 수사가 진행된다면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은 언론이 사회의 부정과 비리를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한다. 그러나 언론은 감시자가 아니라 비리의 '공범'으로 변모해 있다. 특히 이번 '세풍' 관련 언론인들이 돈을 받은 97년에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다. 선거라는 민감한 시기에 이회창 후보측이 불법으로 거둬들인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것은 언론인의 기본 양식조차 의심스러운 행동이다.
대형 비리사건에 언론인들이 연루된 것이 벌써 몇 번째인가. 2002년 연초부터 벌어진 윤태식 게이트와 관련해 4명이 구속됐고, 서울경제신문 사장을 비롯해 20여명 연루되었다. 5월에는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에는 언론인 9명 연루되었다. 타이거 풀스 로비사건에는 10개 언론사가 지분에 참여하고 자사 매체를 통해 이를 홍보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 언론인들은 법적 처벌조차 제대로 받지 않았다.
더 심각한 것은 우리 언론의 태도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이번 '세풍' 비리에 연루된 언론인을 징계하기는커녕 언론인들의 비리 연루사실조차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치권의 비리 사실이 드러나면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작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사실을 은폐하려는 이 같은 태도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검찰의 일관되지 못한 태도도 문제다. 검찰은 공소시효를 내세워 비리 언론인들을 비호하고 있다. '세풍'과 관련해 정치인과 언론인들의 연루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왜 검찰은 이를 덮어두려고만 하는가. 검찰은 일부 언론사의 보도를 통해 공식적으로 거명되고 있는 동아일보 이도성 부국장을 비롯한 '세풍' 연루 언론인에 대해 혐의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언론인에 대한 비리사건이 터질 때마다 언론의 비호로 언론인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상태다. 검찰과 언론계는 불법적인 '촌지수수'를 관행으로 덮어둘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사실을 밝혀라. 또한 비리 언론인들은 이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언론계를 떠나라.

 


2003년 4월 16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