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신문시장 정상화 관련 한나라당 논평에 대한 민언련 성명(2003.2.24)
등록 2013.08.0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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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우리도 방관하지 않겠다

 

 

한나라당은 귀 막고, 눈감은 상태에서 논평을 내는가?
23일 한나라당의 논평 <신문판매시장은 자율에 맡기라>를 접하며, 우리는 원내 제1당의 논평이 최소한의 사실 확인조차 없이 작성되었다는 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한나라당은 논평에서 공정위가 '느닷없이' 신문고시 개정 방침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공정위의 이 같은 조치가 "언론에 대해 족쇄를 채우려는 의도가 명백"하며 "엄정한 법적용보다는 '일부 시민단체와 공조' 운운하는 것도 평소 특정신문 안보기 운동을 떠올리게 해 의도가 매우 불순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한나라당이 이러한 논평을 낸 것은 불공정거래행위로 얼룩진 신문시장의 실상을 정말 모르거나, 아니면 정략적 의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만약 한나라당이 신문시장의 실상에 대해 모른다면 제1야당으로서 자격 미달이다. 이른바 '자전거일보'로 상징되는 신문판매시장의 왜곡과 그 폐해는 사회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신문지국들 사이의 격화된 경쟁으로 폭력 사건까지 발생하고, 자전거 판매상들이 신문사들의 자전거 경품으로 생계를 위협받는다는 호소를 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공정위는 '자율규제'라는 명분을 내세워 신문판매시장의 문제를 수수방관해 왔으며,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은 공정한 경쟁의 룰을 확립하기 위해 공정위가 신문사들의 불공정거래를 직접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해 왔다. 여기에는 한나라당이 언급한 '일부 시민단체'뿐 아니라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한목소리를 내 왔다.
공정위의 이번 발표는 '느닷없이' 이뤄진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의 강력한 요구를 '뒤늦게' 수용한 것일 뿐이다. 한나라당이 이와 같은 사실을 무시하고 '느닷없는 발표' 운운하며 공정위 발표를 언론탄압으로 몰아가는 것은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한나라당에 묻는다. 공정위의 발표의 어떤 부분이 '엄정한 법적용보다 일부 시민단체와의 공조'를 강조한 것처럼 인식되는가? 본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의 한결같은 요구는 '신문사들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한 법적용을 하라'는 것이었다. 공정위가 시민단체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무슨 탈법행위라도 되는 듯 사실을 왜곡하지 말라.
한나라당이 이러한 전후 사실 관계를 알면서도 '언론탄압'을 운운했다면 한나라당이야말로 '언론자유'를 정략적으로 악용하는 것 아닌가. 한나라당의 주장처럼 공정위의 직접규제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거대신문사들이 될 것이다. 그것은 거대신문사들이 가장 많은 부당판매행위를 저지른 데 따른 당연하고도 정당한 결과이다. 한나라당은 혹시 이들 거대신문사들이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왔다는 이유로 이들의 부당판매행위까지 옹호하려는 정략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시장의 질서를 바로잡는 조처를 '언론에 대한 족쇄' '나치 괴벨스를 연상케하는 반민주적 반언론적 개악'으로 왜곡할 수 있는가? 기업의 공정한 경쟁이야말로 자본주의 시장 경제가 운용되는 대전제가 아닌가.
한나라당은 자율규제를 통한 판매질서 확립 외에 정부의 '언론통제'는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한나라당에 강력히 촉구한다. 신문협회를 통한 자율규제 방식이 실패로 돌아간 지금 어떤 자율규제 방안이 가능한지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달라. 실효성있는 자율규제 방식이 있다면 우리도 적극 지지하겠다.
한나라당이 이러한 대책도 없이 무조건 공정위의 직접 규제를 언론탄압으로 몰아 "방관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나온다면,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이야 말로 한나라당의 주장이 신문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이를 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2003년 2월 24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