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방송담당기자들의 2002년 프로그램 평가]에 대한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논평
방송담당기자단의 '나쁜 프로그램' 선정에 문제 있다.
일간지와 통신의 방송담당기자들이 선정한 '2002년 프로그램 평가' 설문조사에서 MBC <아주 특별한 아침>과 <미디어비평>이 나쁜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본회는 방송담당기자들이 <아주 특별한 아침>과 <미디어비평>을 2002년 나쁜 프로그램으로 선정한 것에 대해 납득하기 힘들다.
방송담당기자들은 '2002년 프로그램 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선정 사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동아일보가 '기자의 눈'(2003.1.4)에서 <미디어비평>이 선정 된데 대해 "방송의 공정성에 대한 자기 비판보다 특정 언론사들에 대한 도식적 편가르기식 비판으로 그 편향성을 드러내기도 했다"며 미디어비평을 비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이유가 <미디어비평>이 2002년도의 나쁜 프로그램으로 선정될 충분한 이유가 되는지 의문이다. <미디어비평>은 최초로 매체간 상호비평의 물꼬를 튼 프로그램으로, 우리 언론의 성역으로 존재해 왔던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제기함으로써 언론계 안팎의 호평을 받은바 있다. 또 자사 프로그램을 비롯해 방송의 굴절됐던 역사에 대한 반성도 하고 있다. 오히려 <미디어비평>이 '도식적인 편가르기'식 방송을 할 수밖에 없는 우리 신문들의 획일화된 목소리가 더 문제 아닌가.
<아주 특별한 아침>의 선정도 신중하지 못했다고 판단된다. <아주 특별한 아침>은 신변잡기와 연예소식으로 점철된 주부대상 아침프로그램에서 탈피해 본격적으로 시사정보를 다룬 프로그램이다. 물론 2002년 상반기에는 선정적인 소재와 접근으로 본회를 비롯한 시청자단체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가을개편 이후에는 본격적인 시사정보 프로그램으로 새 단장을 하면서 'SOFA개정'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디어비평>이 선정된 것을 두고 신문이 방송의 매체비평을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 30여명의 기자 가운데 17명이 참가해 이미 추려진 목록 가운데 무작위로 점수를 부여하는 방송기자단의 설문조사방식도 비판을 받고 있다.
각 언론사에서 방송을 담당하고 있는 기자들이 좋은·나쁜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발표하는 것은 다른 어느 단체보다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 이 때문에 방송담당 기자단은 더욱 신중하게 방송프로그램을 평가, 선정해야 할 것이다. 본회는 방송담당기자단이 선정한 2002년 나쁜 프로그램에 대해 다시 한번 검토하길 바라며, 납득할 만한 선정이유도 함께 밝혀주길 바란다.
2003년 1월 7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방송모니터 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