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국세심판원의 무가지 과세액 세금 환급 결정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2.6.24)
국세심판원은 신문시장 바로 잡기에 동참하라
5월 말 납세자 권리 구제기관인 국세심판원은 "신문사 배포 무 가지는 '접대비'가 아닌 '필요경비'로서 이를 과세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지난 해 무가지 과세로 688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한 신문사들이 모두 환급 혜택을 받게 되었다. 이중 대한매일과 한겨레가 각각 7억원과 2억원이고 무가지 배포를 주도해온 중앙, 조선일보가 무려 280억원, 194억원을 감면 받게 되었다. 이로써 국세심판원의 결정은 무가지 배포를 주도, 신문시장을 어지럽힌 일부 족벌언론들에 가장 큰 세금감면 혜택을 주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미디어 오늘에 따르면 국세심판원 관계자는 "청구인들의 제시한 자료를 토대로 검토해본 결과 무 가지는 '배달과정의 파손분' '기관 등에 기증하는 부분' '판촉에 사용되는 부분' 등으로 신문사들이 이를 통해 이익을 얻었다고 보기 어려운 판매과정상 발생하는 비용으로 판단했다"며 "무가지에 대한 과세액 전원이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국세심판원 관계자의 말은 매우 안이한 현실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판촉에 사용되는 무가지 조차 '이를 통해 이익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결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다량의 무가지가 신문사의 판촉용으로 뿌려지고 있고 이는 특정 개인과 가정에 '구독강요'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무가지는 구독강매를 위한 매수물품의 하나이며 이를 통해 각 신문사는 비이성적 부수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판매부수 증가가 그 신문의 사회적 영향력까지 좌우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로 엄청난 이득과 기득권을 얻게된다. 물론 무가지 중 일부는 배달과정의 파손분이나 기증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부수가 과연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 국세심판원은 이런 부분을 세세하게 따져보았는가.
현행 신문고시안에 따르면 유가부수의 20%를 넘는 무가지는 접대비로 간주된다. 본회가 이달 초 미디어 오늘과 공동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조선, 중앙, 동아, 한국, 한겨레, 경향 등 6개 일간지의 총 295개 지국 중 265개 지국 (89.8%)이 독자들에게 무가지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3개월 이상 무가지를 제공한 경우는 90.0%나 된다. 그리고 이 조사결과는 그동안 일부 신문의 무가지 제공으로 인해 만연된 불공정 거래행위의 한 결과이다. 따라서 이들 무가지를 접대비로 간주하고 세금을 물린 지난 해 국세청의 조처는 타당한 것이었다.
국세심판원의 접대비 규정을 보아도 무가지가 이에 해당함은 분명해 보인다. 오마이 뉴스에 따르면『국세심판원 결정문들의 공통점을 통해 볼 때 1) 견본품이 정품과 다름없이 판매가능하다는 점, 2) 견본품이 불특정 다수인에게 배포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을 경우, 그 견본품은 광고선전 목적으로 제공된 것이 아니라, 대리점 등 거래처에 대한 지원품의 성격으로서 접대비로 보는 것이 옳다.』고 한다. 현행 문제가 되고 있는 무가지는 바로 1), 2) 모두에 해당하는 접대비임에 분명하다.
본회는 이번 국세심판원의 결정이 신문시장의 불공정 거래행위의 주 원인중 하나인 무 가지에 면죄부를 준 것이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본회는 국세심판원에 당부한다. 국세심판원은 언론사 세금 환급 조처를 재고하라. '배달과정의 파손분' '기관 등에 기증하는 부분' 에 대한 무가지와 구독강매 독자 매수용으로 무차별 배포되는 무가지를 분명히 구분하여 신문시장 바로잡기에 적극 동참하라.
2002년 6월 24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