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MBC 게릴라 콘서트] 에 대한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논평(2002.4.19)
'게릴라 콘서트'는 면죄부 프로그램인가 !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게릴라 콘서트'>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4일 그룹 멤버의 마약복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코요테를 '게릴라 콘서트'의 주인공으로 출연시킨 데 이어, 오는 21일엔 지난해 다이어트 파문을 일으켰던 개그우먼 이영자씨를 같은 무대에 세울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출연 목적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게릴라 콘서트'는 제한된 조건을 극복하고 최대한 많은 관객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극적 긴장과 감동을 유발하는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은 콘서트에 필요한 최소 인원을 미리 설정하고 이를 충족시킨 연예인을 영웅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출연 연예인의 힘든 홍보 과정과 그가 '게릴라 콘서트' 무대에 서기까지 겪었던 개인적 시련을 부각시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게릴라 콘서트'에 출연하는 연예인은 이처럼 누구나 충분히 '인간 승리'의 표본으로 부각될 수 있다. 그러나 방송사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일부 연예인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여론의 과도한 동정을 자아내는 도구로 이 프로그램을 이용한다면 이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영자씨나 코요테의 '게릴라 콘서트' 출연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까닭이 어디에 있겠는가.
본회는 이들의 출연과 관련해 해당 방송사의 태도를 특별히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MBC의 입장에서 특정 연예인을 선점, 그의 인기를 자사 방송에 활용하려는 속내를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방송사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심한 경쟁이 이러한 현상을 낳은 것임엔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을 원칙 없이 마구잡이로 출연시켜서야 되겠는가. 본회가 이미 수 차례에 걸쳐 이와 같은 관행에 이의를 제기해 왔음에도 번번이 같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MBC는 과연 누구의 편에 서 있는지 의문이다.
MBC는 '게릴라 콘서트' 코요테, 이영자 출연분에 대한 시청자들의 문제의식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길 바란다. 방송은 특정인에 대한 면죄부가 아니며 면죄부를 줄 권리가 방송에 부여되어 있지도 않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2002년 4월 19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방송모니터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