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노무현 '언론관련발언' 보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2.4.7)
국민들은 진실을 알고싶다
우리는 진실을 알고 싶다.
조선·중앙·동아일보가 연일 '언론국유화 발언 관련 보도'를 심지어 1면 톱으로 내보내는 등 사안을 '확대보도'함에 따라 이 사안은 '뜨거운 감자'로 부각됐다. 그러나 연합뉴스 등 여타 매체의 보도와 조선 중앙 동아가 내보내는 보도의 내용이 엇갈려 독자들은 당황하고 있다. 영향력이 높으면 높은 만큼 언론보도는 신중해야 한다.
본회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민주당 이인제 후보측에서 제기한 '노무현 후보 메이저 언론사 국유화 발언'은 아직 사실 확인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연일 조선·중앙·동아일보가 1면 주요기사로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동석했던 기자들의 증언이 엇갈리는데다가 '이후보측에 그런 발언을 한 일이 없다'고 말하는 동석기자가 다수이다. 그런데 동아·조선·중앙은 이 후보측 김윤수 특보의 발언을 그대로 옮겨 보도해 '발언을 기정사실화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4월 5일에는 <노무현 '언론관련 발언' 파문 "집권하면 메이저신문 국유화">(조선), <"집권땐 메이저신문 국유화" 노무현후보 '언론발언' 파문>(동아), <"대통령 되면 주요 신문 국유화">(중앙) 등의 1면 기사에서 "작년 8월 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노무현 후보가 5명의 방송·신문기자 5명과 함께 한 저녁식사자리에서 '나라의 발전과 국민통합, 그리고 강력한 개혁을 위해서 언론이 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내가 집권하면 메이저 신문들을 국유화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발표한 민주당 이인제 후보의 김윤수 특보의 말을 전하고 있다.
4월 6일자에도 역시 <"동아 폐간 발언했었다" 노무현과 저녁자리 동석 기자들 확인>(조선), <"메이저신문 국유화" 노무현후보 발언 파장 2야 국회서 진상규명키로>(동아), <"노무현 동아폐간 발언은 사실">(중앙) 등을 1면 머리기사로 보도하며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사설 <'노무현 언론발언' 사실여부 밝혀야>(4월 5일자)를 내보냄으로써 이 기사의 사실여부가 불확실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또 연합뉴스기사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기자들의 기억이 엇갈리고 있다고 한다. "한 기자는 "그런말은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으나 다른 기자들은 "노 후보가 언론의 공영성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전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고, 그 내용이 불확실하다는 얘기다.
우리는 여기에서 노후보가 발언했다는 시점이 언론사세무조사로 예민했던 상황이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만일 당시 노후보가 그같은 '충격적인 주장'을 했다면 당시 왜 언론에 이 사실이 보도되지 않았는가. 그리고 8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이 문제가 이슈화하는 것은 왜인가. 더더구나 조선·중앙·동아가 기다렸다는 듯 한 목소리를 내면서 진위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확대보도 하는 것을 독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가.
또 사석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한 말이 기사화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는 '기자들의 도덕성'시비가 불거질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본다. 윤태식 게이트 관련 언론인들의 부끄러운 얼굴, 일부 스포츠신문사 기자들의 뒷거래소식을 망각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이 사태가 불거졌음을 확인하고자 한다.
우리는 조선·중앙·동아가 스스로 주장하는 바 '메이저 언론'답게 처신하고 신문을 만들어줄 것을 기대한다. 불확실한 '폭로성' 발언을 기정 사실화하여 연일 대문짝만하게 보도하는 것은 거대일간지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 조선, 중앙, 동아는 이런 반 언론적 태도를 멈추고, 최소한의 사실확인이라도 하고 보도해달라.
이미 '언론국유화 관련 발언'은 이인제 후보와 그 특보, 그리고 언론에 의해 공론의 장에 던져 졌다. 이와 관련 본회는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1. 노무현, 이인제 후보는 이 사안에 대해 진위 여부를 밝혀라.
1. 연일 이 사안을 대서특필한 언론은 사건의 진실을 낱낱이 파헤쳐 사실보도하라.
1. 언론은 이 사안을 '특정후보 흠집내기용'으로 활용하지 말고 언론의 역할과 위상에 대해 자성하라.
1. 여야 대선후보들은 차제에 공식적으로 언론관 및 언론관련 정책을 밝혀라.
2002년 4월 7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