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논평]미 국무부 2001 인권보고서 관련(2002.3.7)
등록 2013.08.0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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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알고 내라" 

 

 

 

3월 4일 미 국부무는 각 국가별 '2001 인권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중 한국관련 보고서는 국가보안법 문제를 비롯 여성, 어린이 그리고 피의자들의 인권문제와 노동자의 권리 등 전반적 인권상황을 비교적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그리고 동아, 조선일보가 대대적으로 부각시키고 사설까지 게재한 언론사 세무조사 내용은 전체 보고서의 1/25정도 분량으로 기술되어 있다.


본회는 우선 이번 보고서가 지난 해 한국언론의 상황을 호도한 것과 사뭇 달라진 점에 주목한다. 지난 해 2000' 보고서는 족벌언론의 입장과 유사한 논조로 한국의 언론상황을 호도했다. 그런데 이번 2001' 보고서는 족벌언론의 주장과 이에 대한 반박을 같이 기술, 중립적 태도를 보였다.


본회는 이 보고서가 미국이라는 특정 국가의 시각과 그들의 외교적 방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보고서가 갖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미 국무부는 좀 더 현지 국민의 입장을 파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무부가 해당국가의 언론보도와 인권단체들의 주장을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한다면 그 정보원의 공신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 해 미 국무부 보고서가 일부 족벌언론의 주장에 가까웠던 것은 미 국무부가 한국의 족벌언론의 보도를 주요 정보원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낳기도 했다.


우리는 또 이 연례보고서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족벌언론에 의해 왜곡 보도된 것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000년 조선일보가 2월 28일자 보도를 통해 미 국무부 보고서를 왜곡 인용해 물의를 빚은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또 지난 해(2001년)에도 일부 족벌언론들이 '(정부의)간접적 영향력'을 '간접적 통제'로 오역하는 등 미 국무부의 보고서를 왜곡보도했다. 올해에도 일부 족벌언론들은 여전히 미 국무부 보고서를 왜곡하여 아전인수격으로 보도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3월 5일자 1면과 6일자 3면에서 각각 <"한국정부 신문사 세무조사 언론통제 의혹-비판받아"> <"한국정부 신문사 세무조사 국제비난 받아">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3월 5일자 3면에서 <"한국정부 대대적 세무조사 '언론인 재갈' 의혹 초래해">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뒤 6일자 사설 <'인권보고서'가 본 한국 언론실태>에서 "한국정부의 언론사 세무조사가 비판언론 규제 측면이 있었음을 이번 인권보고서가 적시했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립적 시각을 보인 변화를 무시·폄하한 것은 물론 보고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가보안법 문제, 여성·어린이·노동자들의 인권과 권리 등 전반적 인권상황부분은 무시한 보도였다. 이는 다른 신문의 보도태도와도 확연히 구분된다.


조선, 동아일보는 '낯 뜨거운 왜곡'을 도대체 언제까지 반복할 건가. 그 왜곡양상이 한해 두 해도 아니어서 이제 알만한 독자들은 이들 신문의 아전인수격 보도에 신물이 날 지경이다. 조선· 동아일보는 더 이상 독자들을 우롱하지 말라.


아울러 미 국무부도 단순히 '기계적인 균형'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한국민이 원하는 언론개혁 방향을 좀 더 숙지하고 보다 깊이있는 보고서를 발표해 주기를 기대한다.

 

* 참고자료


美국무부 인권보고서 남북한부분요약


2001년 각국의 인권상황에 관한 미국 국무부의 연례인권보고서는 종교적 자유가 없고 기본적인 인권이 탄압받고 있다며 북한을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켰다. 한국에 대해서는 여성부 신설과 국가인권위원회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여전히 여성에 대한 폭력과 인신매매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미국 국무부 인권보고서 남북한 부분


◈한국〓국가보안법이 계속해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간첩의 범위를 넓게 정의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 법에 문제되는 부분이 있다고 한 바 있다. 정치범의 수를 산정하기는 어려우나 국제적 기준에 따르면 200명 미만일 것으로 보인다. 형법에 보석제도가 있지만 대체로 허용되지 않는다.
정부는 주요 언론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 언론을 통제하려 한다는 비난과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세금조사는 합법적이며 오래전에 했어야 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23개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는 사주와 대주주의 기소로 이어졌으며 그중에는 김대통령 정책에 비판적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포함됐다. 그러나 막대한 벌금이 부과되고 재판이 진행중임에도 이들 언론사의 대정부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국제언론인협회(IPI)와 세계편집인협회(WAN)는 정부가 독립된 언론을 핍박한다고 결론지었지만 국제기자연맹(IFJ)은 세금조사는 언론의 자유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개인의 불가침성을 존중하지만 일부 인권단체에 따르면 불법적인 상당한 규모의 불법 감청 감시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 인신매매의 출발지, 경유지이자 목적지다. 가정내 폭력, 강간 및 신체적 학대는 심각한 문제이며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법적 자원은 충분하지 않다.


◈북한〓북한의 인권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며 수많은 심각한 인권침해와 남용이 자행되고 있다. 북한에서는 식량난으로 인한 굶주림과 질병 등으로 수십만명에서 200만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숨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주민들은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할 권리가 없고 처형과 실종보고가 있었다. 주민들은 자의적으로 구금되고 많은 주민들은 정치범으로 수감됐고 감옥상황은 가혹하다. 북한지도부는 인권에 관한 국제규범, 특히 개인권리를 적법하지 않고 국가와 당의 목표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북한 정부의 인권 기록은 초라하며 심각한 학대를 멈추지 않고 있다. ‘국경없는 인권’이라는 비정부단체에 따르면 북한 정치수용소에서는 신생아가 살해되고, 여성 수감자들이 간수들에 의해 성적으로 착취되고 있다. 탈북자들은 북한이 15만∼20만명을 정치적 이유로 강제수용소에 구금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당국은 수용소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다.
북한당국은 탈북자 가족들을 처벌하고 있으며 중국 국경을 넘어 탈출을 시도하는 주민들에 대해 경비병들이 총살지령을 받고 있다. 중국당국은 수백명의 탈북자들이 중국에 체류중이라고 밝혔으나 다른 통계에 따르면 수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5월 고위급 유럽연합(EU) 대표단 방북후 북한정부는 6월에 EU 대표부와 인권관련 사항을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성과는 없었다.
북한측은 고문 및 인종차별 외에 기타 유엔 인권 관련 조치사항 등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종교인을 반혁명주의자로 몰아 사형 또는 감금했으나 최근에 와서는 정부가 지원하는 종교단체 구성을 허용해 외국 교회그룹이나 국제원조기구와 대화 창구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있다.

 

2002년 3월 7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