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생각없는 외교정책, 대놓고 밀착하는 북한-러시아 | 공시형 미디어감시팀 활동가
등록 2023.08.2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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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5일 윤석열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한-우크라이나 공동언론발표를 했다. ⓒ대통령실

 

2022년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벌써 1년 반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번 침공부터 거슬러 올라가 친러 반군들의 우크라이나 동부 점거, 크림반도 합병, 그리고 우크라이나 반러 인사들에 대한 지속적인 생화학 테러까지 지금까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게 벌인 일들은 강대국의 일방적 횡포다.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한국으로선 러시아의 침략에 반대하고 우크라이나를 돕는 것이 도의적으로도 논리적으로도 자연스럽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도울 것인가? 그것은 우리로썬 매우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문제다.

 

‘냉전적 사고’에 갇힌 극우파들의 착각

 

많은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이 공산주의였던 국가들은 서로 친할 거라는 생각이다. 특히 윤석열과 같은 극우파들은 중국-북한-러시아를 한몸으로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역사는 이를 부정한다. 북한이 1인 독재체제를 시작하게 된 1956년 ‘8월 종파사건’ 자체가 김일성이 중국과 소련이 싸우는 틈을 타 정적인 친중국파와 친소련파를 제거한 사건이다. 김정일 전 주석이 중국에 대해 “일본이 백년의 적이라면, 중국은 천년의 적”이라고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한편, 1956년 이래 갈라선 소련과 중국은 사사건건 충돌했다. 1962년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가 인도에 망명정부를 세운 것을 계기로 벌어진 중-인 국경분쟁에서 소련은 인도 편을 들었고, 급기야 1969년에는 전쟁 직전까지 갔으며(중-소 국경분쟁), 베트남은 1979년 소련 측에 기울어졌다는 이유로 미국을 몰아내자마자 중국의 침공을 받았다(중월전쟁). 북한은 자칭 ‘공산주의 종주국’들이 다투는 동안 ‘중립 외교’를 펼치며 이익을 봤다.

 

소련 멸망 이후에도 북한과 러시아는 좋은 관계라고 하기는 어려웠다. 특히 북한의 핵개발 이후부터 러시아는 북한의 미사일을 막으려 자국의 미사일을 전진 배치했으며, 북한은 지속적으로 러시아 방위기술을 빼돌리려 산업 스파이를 보내고 사이버 공격을 시도했다. 결국 북-중-러는 무슨 ‘공산 전체주의’ 이념으로 뭉친 나라가 아니고, 이익에 따라 얼마든지 이합집산 할 수 있는 관계라는 것이다. 이런 전제를 두고 생각해보자. 만약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대놓고 도와준다고 하면, 러시아는 한국의 적성 국가인 북한을 대놓고 지원하지 않을까?

 

윤석열의 ‘반자이 돌격’과 러시아 국방장관의 북한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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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전승절'(정전협정 기념일) 70주년을 맞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방북했다. ⓒYTN 뉴스 화면 갈무리

 

최근 언론은 7월 25~27일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했다. 8월 17일 국가정보원이 국회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북·러는 큰 틀의 군사협력 문제를 조율했으며, 러시아의 핵미사일 핵심 기술이 북한에 이전될 가능성까지도 보고 있다고 밝혔다. 7월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예정에도 없던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하고 정상회담을 진행한 지 불과 2주 만에 벌어진 일이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은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을 찬양하고 러시아와 북한이 더 우리에게 적대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단편적 사실만 전하고 있을 뿐이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한·미·일 동맹 강화로 윤석열 정권 사람들은 ‘안보가 강화된 느낌’을 받겠지만, 냉정하게 봤을 때 이러한 ‘이념 외교’로 실제 얻은 것은 북한의 핵 위협 심화뿐이다. 황지환 서울시립대 교수는 2012년 연구에서 핵무기를 스스로 포기한 3개국,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우크라이나, 리비아 사례를 분석해 핵포기 조건 5가지를 분류해 놓았다. △(최소한) 적대적이지 않은 안보환경 △국제사회 제재 △핵포기에 대한 보상 △정권의 성격 △기술적 취약성이 그것이다. 연구는 핵을 포기한 세 나라가 최소한 3개 조건 이상을 만족한 것으로 분석했는데, 북한 사례에 대입해 보면 그나마 유일하게 만족하고 있는 것이 ‘국제사회 제재’다. 하지만 그동안 제재를 암암리에 무시하고 북한과 경제 협력을 해온 중국 때문에 제재는 한계에 부딪혀 왔다. 이제 북·러 밀착으로 제재의 틈은 중국과 러시아 두 곳으로 늘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생즉사 사즉생’ 정신을 말했다. 그런데 생즉사 사즉생은 정신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말은 오자병법의 ‘필사즉생 행생즉사’에서 나왔는데, ‘전쟁에서 생존을 행운에 맡기면 죽으니 준비를 철저히 하고(행생즉사) 일단 싸움에 들어갔다면 의심을 갖지 말고 싸워야 살 수 있다(필사즉생)’는 뜻이다. 이 말을 잘못 이해한 수많은 리더들은 준비도 없이 애꿎은 사람들을 전쟁터로 몰아넣어 대량 학살했고, 세간에서는 이를 ‘반자이 돌격’이라고 한다. 2차대전 당시 정신력만 강조하며 보급도 없이 병사들을 기관총과 탱크 앞에 총검돌격 시킨 일본군 행태를 비꼬는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혼란한 국제정세에 ‘필사즉생 행생즉사’로 임하고 있는가, 아니면 5천만 시민들을 끌고 ‘반자이 돌격’하고 있는가?

 

공시형 미디어감시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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