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 연휴를 꼬박 코로나19와 함께 보냈습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도 감염되지 않았기에 ‘무증상’으로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무심하게 지냈는데, 역시 방심이 화를 불러온 것입니다. 다행히 통증은 심하지 않았지만 잠이 어찌나 쏟아지던지 끼니도 거른 채 28시간 동안 잠만 자기도 했습니다. 아내가 무슨 일 난 게 아닌가 싶어 때때로 전화해 확인할 정도였으니까요.
건강 이상 신호는 코로나19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가뜩이나 허리가 좋지 않은데, 최근 출퇴근길이 지옥길로 여겨질 만큼 통증이 심해져 결국 집중 치료를 위해 입원하기도 했습니다. 지인들이 ‘좀 괜찮아졌냐’고 물어보는데, 5일간 갑자기 몸이 좋아질 일은 없을 테고, ‘제 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제야 그걸 알았냐고 핀잔을 주는 분도 있는데,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입원 기간 저보다 심한 증상을 가진 환자들을 접하니 상대적으로 감사하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건강, 지킬 수 있을 때 지켜야 합니다.
민언련과 인연을 맺으면서 해직과 투옥을 마다하지 않고 오랜 기간 언론 민주화를 위해 싸워온 분들을 만났습니다. 우리 곁을 떠난 분도 계시고, 아직 이 사회를 위해 역할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2월 28일 오늘은 그중 한 분인 신홍범 전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조선투위) 위원장님과 점심을 함께 했습니다. 3월 6일 조선투위 결성 48년을 맞아 윤석열 정부의 언론장악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신다고 합니다. 이전 성명이 조선일보를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성명은 현 정부의 언론장악을 집중적으로 거론하신다고 합니다. 조선투위도 윤석열 정부의 언론장악이 자못 엄중하다고 판단하신 거 같습니다.
1975년 3월 11일, 조선일보에서 해직된 신홍범 선생님은 그 뒤 48번째 봄을 맞았습니다. 언론인보다 ‘해직 언론인’으로 살아오신 세월이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나이로 여든을 훌쩍 넘기셨는데도 조선투위 결성 기념 성명을 써내시는 걸 보면 정신건강만큼은 아직 청년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직 이후 민주정부도 겪으셨고, 역사가 역진해 걱정이 많으셨습니다. 하지만 역사라는 것이 정방향으로 조금씩 발전한다고 믿기에 신홍범 선생님도 건강을 지키시고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역할 하시길 소망합니다.
각박한 세상, 올바른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라도 심신의 건강을 지키며 살자고 다짐합니다. 애써 만든 나라를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누려야 더욱 행복하겠죠. 회원 여러분 부디 건강 잘 챙기세요.
조영수 협동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