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 위한 화물안전운임 전면 확대 촉구! 새 정부 국민안전 악행 규탄! 시민사회 촛불문화제'
6월 14일 오랜만에 참여한 파업집회 제목인데 참 길기도 하지요. 6월 7일부터 14일까지 안전운임제 연장·확대를 요구하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파업을 했습니다. 가뜩이나 과적‧과속‧과로라는 3중고를 겪고 있는 화물노동자들이 올해 말 일몰을 앞둔 안전운임제 유지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이렇다 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자 파업을 벌인 것인데요. 6월 14일 밤 화물연대와 정부가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품목확대’에 합의하면서 파업은 중단됐습니다. (현재 안전운임제는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송에만 적용) 하지만 불씨는 여전합니다. 정부가 끝까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명시하지 않음으로써 국회를 통한 법제화라는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화물연대는 하반기 원 구성 즉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안전운임제를 모든 화물로 확대하는 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6월 10일 화물연대 파업을 다룬 8개 신문보도에 대한 모니터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보도가 대상입니다. 예의 노동자 파업에 대해 ‘시민볼모’, ‘떼쓰기’라고 했던 신문들은 이번에 ‘물류대란’과 ‘산업계 피해’를 들고 나왔습니다. 반면 화물연대가 왜 파업하는지 제대로 보도하는 신문은 드물었습니다. 화물차량 노동자의 과적‧과속‧과로 운전은 시민의 안전과도 직결되어 있습니다. 이들이 과적‧과속‧과로를 무릅쓰고 운행에 나서는 것은 바로 적정한 운송료를 받고 있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리해서라도 수익을 맞출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고속도로에서 화물차 때문에 아찔한 경험을 당한 경우 한두 번씩은 있었을 것입니다. 실제 고속도로 사망사고의 50% 이상이 화물차와 관련 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보도 외에도 중앙일보와 조선일보, 매일경제는 ‘소주 품귀 우려’를 들고 나왔습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편의점에 소주가 품귀 현상을 겪을 수도 있는데, “편의점 점주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주 발주를 미리 해놔야겠다’, ‘(소주가) 많이 팔리는 매장은 타격이 있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가 2008년 이래 운송료를 인상해주지 않고 있어 파업하게 됐다는 운송위탁사 화물기사 측 입장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원인 없는 결과란 없는데 말입니다. 화물연대 파업은 일단락됐지만 세상일에 공짜란 없습니다.
화물연대는 파업해야만 안전한 운행을 보장받을 수 있고, 장애인은 지하철을 멈춰야만 안전한 이동권을 확보할 수 있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언론개혁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속해서 요구하고 작은 변화라도 이끌어 내는게 민언련, 민언련을 후원‧지지하고 있는 우리 회원님들의 몫일 것입니다. 올해도 반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2022년 계획을 점검하며 하반기 좀 더 촘촘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직접 뵐 수 있는 행사도 기획하고 있으니 보내드리는 문자 꼭 눈여겨 봐주세요.
조영수 협동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