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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광우병 비판 여론통제·공영방송 장악시도 규탄 기자회견
등록 2013.09.25 16:45
조회 489

 

1700여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 모임들로 구성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오늘(21일)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이명박 정부의 광우병 비판 여론통제·공영방송 장악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는 미국 쇠고기 전면개방으로 민심이 등을 돌리자 ‘방송 탓’이니 ‘홍보 부족 탓’이니 하며 온갖 수단을 동원해 여론 통제에 나섰다. 정부는 MBC 에 대해 ‘법적 대응’ 운운하며 제작진을 협박하고, 영국의 광우병 파동을 다룬 EBS <지식채널 e>는 청와대의 전화 한 통에 방송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또 지난 3일에는 방송통신위원회의 한 서기관이 포털사이트 다음에 전화를 걸어 이명박 대통령 관련 비판 댓글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밝혀졌다.

한편 이명박 정부는 미 쇠고기 파문과 정부의 지지율 하락을 ‘방송 탓’과 ‘KBS 사장 탓’으로 몰아 임기가 보장된 공영방송 사장을 쫓아내고 공영방송을 장악해 여론을 마음대로 주무르겠다는 의도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KBS 김금수 이사장을 만나 “최근 미 쇠고기 파문과 정부의 지지율 하락이 방송과 KBS 정연주 사장 때문”이라며 사실상 사퇴를 ‘종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KBS 사장을 갈아치우고 KBS를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석운 민언련 공동대표는 “국민의 분노를 오직 언론 탓으로 몰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KBS를 말 잘 듣는 방송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며 “KBS가 지난 20일 임시이사회에 이어 21일 정기이사회를 열어 정연주 사장을 퇴진시키려 한다”며 “언론의 독립성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을 지키려는 방통위의 행보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희용 한국기자협회 부회장도 “언론의 독립성을 책임지고 수호해야 할 방통위원장이 오히려 앞장서서 언론을 입맛에 맞게 재편하고 길들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부회장은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정부와 ‘프렌들리’할 수 없고 국민의 이익이 아닌 미 축산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부와는 더더욱 그럴 수 없다”며 “언론자유를 탄압하려는 시도에 대해 더 이상 가만 있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박성제 MBC 노조위원장은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익명으로 MBC 제작진에게 손해배상과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로 인신 구속을 하겠다는 망발을 흘리고 다니는 등 유무형의 탄압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언론 공공성을 말살하는 정책에 맞서 단호히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9일 언론중재위가 ‘보도문’이라는 직권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 “정정보도문도, 반론보도문도 아닌 ‘보도문’이라는 형태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MBC 제작진은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인터넷 커뮤니티 ‘정책반대시위연대’ 운영자 안누리씨는 “요즘 네티즌들이 네이버를 ‘개이버’라고 부른다”며 이는 “진실을 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현재 네티즌들이 주로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다음 아고라나 인터넷카페를 탄압하려는 것은 네티즌들의 분노만 키울 뿐”이라고 경고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대다수 국민들은 무책임하고 진실하지 않은 정부 때문에 ‘광우병 전문가’가 되었다"며 “정부가 비판적인 언론을 통제하거나 대대적인 정부 홍보를 한다고 해서 국민 여론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충고했다. 아울러 “어리석은 언론통제 시도를 중단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전면재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 “정부가 끝까지 국민 여론을 외면하고, 구시대적 언론통제에 열을 올린다면 이명박 정부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정부의 대 언론관계를 파행으로 이끈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신재민 문화부 차관의 사퇴”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