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BS·연합뉴스TV에 이어 MBC·YTN·JTBC까지, 사이버렉카로 전락하나클릭수만 올리면 영혼이라도 팔 태세다. 오늘(3월 31일) 주요 언론사 유튜브채널이 고 김새론 씨 교제의혹 관련한 배우 김수현 씨 기자회견 생중계에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지상파 KBS·MBC·SBS, 보도전문채널 YTN·연합뉴스TV, 종합편성채널 JTBC·TV조선·채널A·MBN, 지역방송 OBS·KNN, 인터넷매체 CBS노컷뉴스·뉴스핌뿐 아니라 엠빅뉴스, iMBC연예, YTN star, BEHIND, 뉴스인스타, 스포테이너즈 등 무려 19개에 이른다.
사이버렉카에서나 볼 법한 연예인 사생활 관련 유튜브 보도가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불과 나흘 전인 3월 27일 김새론 씨 유족 기자회견에 10개 언론사가 유튜브 생중계에 나서더니 이번엔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공영방송 KBS와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가 최대주주인 연합뉴스TV가 유튜브 생중계에 동참해 지탄을 받았는데 김수현 씨 기자회견엔 MBC까지 가세했다. 공적 책임을 내팽개친 공영방송 유튜브채널의 참사라 아니할 수 없다.
더욱이 MBC는 자체 유튜브채널을 비롯해 iMBC연예와 엠빅뉴스까지 죄다 조회수 경쟁에 합세했다. 보도전문채널로서 공적 책무를 다해야 할 YTN 역시 자체 유튜브채널에다 연예채널 YTN star까지 동원했다. 김수현 씨 기자회견은 언론의 질문도 받지 않은 채 일방적인 입장 발표로 진행되었다. 그런데도 방송사들은 유튜브채널과 계열사 채널까지 모조리 총동원한 셈이다.
언론의 본질적 역할은 사실에 기반한 공정보도를 통해 의제를 설정하고 공공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다. 특히 공영방송과 보도전문채널의 존재 이유는 단순한 흥미위주 보도를 넘어 공익가치 실현에 있다. 이들 언론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보다 조회수를 노린 연예인 사생활 관련 선정보도에 몰두하는 것은 사회적 책무를 저버린 행태이자 언론 신뢰를 스스로 갉아먹는 행위다.
지금 우리 사회는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 지연과 전국 산불 재난피해로 사회적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언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황색저널리즘에 불과한 무분별한 사생활 보도만 쫓을 것인가. 한국 언론의 연예보도는 금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이를 견제할 공영방송 유튜브채널까지 무비판적으로 가세하고 있으니 한탄할 노릇이다. 언론의 자성을 거듭 촉구한다.
2025년 3월 3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