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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역차별인가, 재난주관방송사 KBS는 산불 특별재난방송에 최선을 다해라
등록 2025.03.2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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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 울주 등에서 일어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으로 확산되면서 사상자가 속출해 사망자만 현재 20명으로 늘었다. 심각한 인명 피해는 물론이고 안동, 청송 지역엔 전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고속도로가 통제되고 철도운행도 중단됐다. 천년고찰 등 문화유산이 큰 피해를 입었고,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인근까지 위기에 처했다.

 

산림청은 어제(3월 25일) 오후 4시를 기해 전국에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단계를 발령했다. 그러나 재난주관방송사 KBS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3월 21일 경남 산청을 시작으로 기록적인 산불 재난이 6일째 확대되고 있는데도 특별재난방송을 긴급 편성하지 않았다. 짧은 뉴스특보로 상황을 알리거나 정규방송을 진행하면서 자막으로 내보낸 정도다. 피해가 가장 컸던 3월 25일 KBS1TV 편성표에 따르면 10~20분가량 뉴스특보 6회, 1시간 뉴스특보 1회, 100분 뉴스특보 1회가 편성되었고, 나머지 시간은 정규방송을 유지했다.

 

공영방송 KBS는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에 따라 재난주관방송사로 지정되어 있다. 재난주관방송사는 △재난방송 등을 위한 인적·물적·기술적 기반 마련 △노약자, 심신장애인 및 외국인 등 재난 취약계층을 고려한 재난 정보전달시스템 구축 △정기적인 재난방송 등 모의훈련 실시 등을 해야 한다. 특히 이번 산불 재난 피해자 대부분이 거동이 쉽지 않은 고령층 노약자들로 확인되고 있다. 대피 도중이거나 대피를 준비다가 불길과 연기에 갇혀 잇따라 참변을 당한 것이다. 취약계층과 지역가구의 접근성이 높은 지상파방송 KBS의 신속하고도 정확한 특별재난방송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국가재난 주관방송사로서 KBS의 부실대응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더욱이 지역 재난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여러 번 받았다. 2020년 부산, 울산, 경남 일대에서 최대 200mm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사망자가 나왔지만 비중 있게 다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2019년 강원도 고성 산불 때도 소홀한 재난방송으로 거센 질타가 쏟아졌다. 2017년에는 재난방송 미흡으로 3,862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수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게 없다.

 

지금 KBS 시청자청원에는 공영방송으로서 재난방송 의무를 다하라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청원자는 “지방은 산불로 불타고 있던데 KBS는 1채널, 2채널 두 개나 쓰면서 한 곳에서는 생생정보, 한 곳에서는 6시 내고향을 하고 있더군요. 지방은 공공에 포함이 안 됩니까”라며 “일본의 공영방송사인 NHK는 재해, 재난 상황에서는 도쿄든 지방이든 할 것 없이 24시간 특보를 합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청자청원의 제목은 ‘KBS2 아침정보프로그램도 재난방송을 요청합니다’이다.

 

‘파우치앵커’로 불리는 박장범 KBS 사장은 올해 신년사와 창립 52주년 기념사 등을 통해 재난주관방송사 역할을 강조하며 역량강화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경북 북부지역을 집어삼킨 산불이 어디 작은 재난인가. 공영방송이자 재난주관방송사인 KBS는 재난방송에 공적 의무를 다하라. 그것이 수신료 가치의 실현이고 공영성의 구현이다. 사상 초유의 재난엔 공영도 민영도 구분 없다. ‘특별재난’에 걸맞은 모든 언론의 ‘특별한’ 대응을 촉구한다.

 

 

2025년 3월 2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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